“희망의 섬 이어도” 제6회 이어도문학상, 권천학 시인 대상 수상

제주 마라도 남쪽, 남해의 끝섬 이어도를 주제로 한 제6회 이어도문학상 수상자가 9월 26일 발표됐다.

이어도문학회(회장 이희국)가 주최한 이번 공모전은 ‘이어도의 가치 확산과 미래지향적 의미 발견’을 목표로 진행되었으며, **대상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활동 중인 권천학 시인의 시 「희망의 섬 이어도」에게 돌아갔다.

 시인은 “인생 3모작을 출발하는 시점에서 이어도 시를 다시 썼고, 이어도문학상까지 받게 되어 더욱 고마운 일”이라며 “바다에 미쳐 바다 테마 연작시를 쓰다 보니 어부의 딸이라는 소리도 들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9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중견 시인이며,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대상, 국제 PEN 한국본부 해외동포작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작년에 발간된 《이어도문학》 제5집은 이어도문학회의 활동을 집대성한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다.

수상자 명단
•     금상: 배진성 시인 「노인성이 유숙하는 섬」
•     은상: 황성구 시인 「푸른 약속, 사람의 섬」, 고길선 시인 「이어 이어 이어도 ㅎ다」
•     동상: 최문규 시인 「이어도는 한반도의 연리지다」, 이서은 시인 「이어도 체류기」, 오혜정 시인 「내 곁의 이어도」, 유병란 시인 「그 섬에 당신이 있습니다」
•     애국상: 이영하 시인 「그 섬은 말이 없었다」

금상을 수상한 배진성 시인은 “나는 게으른 몽상가다. 이어도는 너무 멀지만 늘 꿈을 꾼다. 이어도문학관과 창작실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이어도문학회와 문학인들의 협력을 기대했다.

심사위원 허형만 시인과 김왕식 문학평론가는 “이어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과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며 “시인들의 다양한 시선과 상상력이 이어도의 의미를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대상작 「희망의 섬 이어도」는 “바다를 마당으로 여기는 시적 발상과 세계로 열린 한국 문학의 지향”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희국 이어도문학회장은 “이어도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2012년 이어도문학회를 발족했다”며 “본선에 오른 20여 명과 164편의 출품작 모두에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11월 15일 오후 3시, 문학의 집(충무로 남산 방향) 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권천학 시인의 대상 수상작 

희망의 섬 이어도  

-권천학

  1,

  무엇인가가 보여!

  거기 또 한 세상, 

  탐라의 물너울 넘어서 멀리 펼쳐놓은 

  푸른 베일 속, 든든한 발판에서

  솟아오르는 희망이 보여!

  향내 나는 안개 속에서 

  이올리안 하프가 빚어내는 

  천상의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선녀 

  옷자락에 수놓은 학(鶴)이 날아오르고 있어

  숨비소리 소절마다 윤슬로 반짝반짝 

  그리움 새겨 넣은 노래 가락 

  해조음(海潮音) 사이로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

  바다길 안개길 헤치고 파도에 떴다 지면서 

  우리들 가슴으로 밀려오고 있어

  2

  천지가 솟구치던 아득한 날 

  바다에 던져진 청동의 종(鐘) 하나

  물살을 지고 엎드린 채 득음을 꿈꾸고 있어

  거센 바람이 불면 거세게

  으르렁대는 물 파랑에 목청 다듬고,

  쏟아지는 햇볕에 몸을 맡긴 채 

  푸른 깃발을 올리고 있어 

  바다안개 속에서 출렁출렁 

  희망의 잔등을 밀어 올리며 무지개를 빚고 있어 

  남파랑₁을 넘어 넘어, 

  승풍파랑(乘風破浪)₂으로 우리를 싣고 나아가고 있어  우리들 가슴으로 밀려오고 있어

  세계로, 내일로 밀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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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파랑 : 남색(藍色)과 파랑의 중간색.

2. 승풍파랑(乘風破浪) : 먼 곳까지 불어 가는 바람을 타고 끝없는 바다의 파도를 헤치고 배를 달린다는 뜻으로, 원대한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