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 박서영 장편소설 《여깡 시대》 출판 기념회 성황리 마쳐

[문학=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지난 6월 20일 오후 3시,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위치한 음식점 ‘갑매정’에서 문인들과 독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박서영 소설가의 신작 장편소설 《여깡 시대》(경진출판 예서)의 출판 기념식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강동문인협회 사무국장 김미형 시인의 매끄러운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강동문협 사무차장으로 일해 온 박서영 작가를 축하하기 위해 한국 문단의 거목들과 내빈들, 그리고 친분 있는 문인들이 대거 집결하며 뜻깊은 문학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강원도 횡성 출신, 등단 22년 차 박서영 작가의 화려한 문학적 발자취
이날 식순을 통해 공개된 박서영 작가의 약력은 그가 오랜 세월 묵묵히 다져온 깊이 있는 문학적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강원도 횡성에서 출생해 현재 서울 강동구에 터를 잡고 활동 중인 박 작가는 지난 2004년 《문학세계》에서 소설로 등단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동서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2012년 한국근로자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 ▲2015년 미래에셋 생명 문학상 수상 ▲2016년 스토리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 ▲2018년 동서문학상 수필 부문 수상 ▲2022년 신사임당 백일장 수필 문학상 수상 등 소설과 수필의 경계를 넘나들며 탁월한 필력을 인정받았다.
2008년 대표 단편소설집 《달빛 고요》를 출간했던 박 작가는 2019년 장편소설 《욕망의 혀》에 이어, 올해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여성들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역작 《여깡 시대》를 세상에 내놓으며 또 한 번 문학적 정점을 찍었다.

현장을 압도한 명장면 낭독과 문인들의 축하 한마당
이번 출판 기념회는 기존의 엄숙한 형식을 탈피해 목소리로 호흡하는 역동적인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졌다.
소설 《여깡 시대》의 주요 대목을 생생하게 재현한 낭독 무대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시인 한지영이 서사의 긴장감이 돋보이는 '구속'의 일부 대목을 처연하고도 흡입력 있게 열어젖혔고, 이어 마이크를 잡은 연극인 출신 시인 강성범이 특유의 현장감 넘치는 목소리로 '승부'의 한 장면을 박진감 넘치게 낭독해 객석을 압도했다. 김용호 시인의 중후한 '국화 옆에서' 명시 낭송에 이어 노금희 시인은 특유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시낭송'을 선보이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현장을 유쾌한 웃음과 정겨운 활력으로 가득 채웠다.
특히 1부 행사의 대미는 축사를 맡았던 세계한글작가협회 집행위원이자 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인 정신재 교수가 장식했다. 정 교수는 작가를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을 담아 감동적인 축가를 열창해 현장의 분위기를 한층 더 훈훈하게 고조시켰다.
정신재 평론가 "가부장제 정면 타파하고 '진짜 일진' 저격한 강력한 페미니즘 문학"
평설을 맡은 정신재 평론가는 작품의 구조적 반전과 문학사적 가치를 예리하게 짚어냈다. 정 평론가는 "작품을 끝까지 정독하고 나면 거대한 반전을 마주하게 된다"라며, "주인공 '여깡'들이 맞서 싸우는 진짜 대상은 골목길 불량배가 아니라, 당대 돈과 권력을 쥐고 흔들던 부조리한 '진짜 기득권층(일진)'이다"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조폭을 단순 영웅시하여 학교 폭력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는 1차원적인 콘텐츠들과 달리, 이 소설은 우리가 타파해야 할 사회적 모순이 무엇인지를 본질적으로 묻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노래했던 문학사적 계보를 언급하며, "《여깡 시대》는 과거 가부장제 사회의 억압 속에서 남성과 대등하게 맞서 싸우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통해, 여성들 역시 남성을 압도하는 거대한 정신 에너지를 지니고 있음을 선포한 강력한 페미니즘 문학"이라고 격찬했다. 아울러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죽으면 남의 손이나 자식에게 가고 끝이지만, 문인이 남긴 위대한 작품집은 세상에 영원히 남아 후세에 작가의 이름을 전하는 가장 고귀한 재산"이라며 박 작가의 성취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
정선교 평론가 박서영 장편소설 《여깡 시대》"독보적인 필력과 대중성, 철저한 고증이 만든 화제작"
도서출판 소설미학 대표이자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인 정선교 소설가(평론가)는 작품이 지닌 독보적인 재미와 필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 평론가는 "소설이란 모름지기 가장 먼저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여깡 시대》는 진짜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복합적인 재미가 넘치는 작품"이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 소설이 당초 계간지 연재소설로 첫선을 보였을 때부터 독자들 사이에서 "예전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너무 흥미진진하다"라며 엄청난 반응과 피드백이 쏟아졌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정 평론가는 "70년대 조직의 탄생과 거친 풍경들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소름이 돋을 정도의 날카로운 필치와 문장 하나하나가 간결하게 뻗어 나가는 독보적인 문체는 오직 박서영 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이라며, 오랜 세월 끈기 있게 서사를 완성해 마침내 화려한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에 대해 뜨거운 축하를 전했다.

안팎으로 쏟아진 축하와 박서영 작가의 진심 어린 감사
행사장에는 강동문인협회 회장 김태경 시인을 비롯해 작가 최해영, 김경석, 김문식, 조이무 시인, 박신명 소설가, 이종구, 시인 김광숙, 유영자 소설가, 이향숙, 이영숙, 황용미, 고태화 시인이 참석했다.
특히 FM 96.3MHz <영화음악과 함께하는 장지연의 에세이 산책>의 진행자인 장지연((전)샘문뉴스 기자)과 이은지 문학평론가, 이동하 주역가, 김동열 소설가, 그리고 2부 잔치마당에서 감동적인 축가로 흥을 돋운 김경석, 유삼식, 김수영 시인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현장에 직접 자리하지 못했음에도 따뜻한 연대의 마음을 전한 미담도 공개됐다.
박채연 시인은 축하 화환 대신 《여깡 시대》 도서 15권을 직접 구입하며 작가에게 실질적인 힘을 보탰고, 조선미 시인은 떡을 한상자 보내와 내빈들 선물로 썼고, 샘문학 대표와 경진출판, 그리고 여러 문인들도 아름다운 축하 꽃바구니와 화분을 보내와 공간을 화사하게 채웠다.
열화와 같은 환호 속에 무대에 오른 박서영 작가는 "거칠게 흔들리던 시절, 우리는 그렇게 살아남았다"는 슬로건을 언급하며, 이 책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우리가 지나온 삶의 궤적을 담은 기록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책은 독자가 읽어주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이 책을 함께 완성 한 마지막 공동 저자"라며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전했다.
한편 FM 96.3MHz 수원공동체 라디오 ‘영화음악과 함께하는 장지연의 에세이 산책'의 진행자 장지연 작가는 "문인들의 끈끈한 연대 속에서 치러진 이번 출판 기념회는 문학이 어떻게 삶을 위로하고 사회적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지 보여준 감동적인 장이었다."며, "날것의 거친 소재 위에 예리한 사회 비판과 여성 주체성의 서사를 얹어낸 박서영 작가의 《여깡 시대》는 올여름 독자들의 마음속에 깊고 강렬한 울림을 남길 독보적인 마스터피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