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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 최은영 개인전 《나는 무엇을 하다 죽을까》 개최

류우강 기자
입력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8월 12일 ~ 30일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오는 8월 12일(수)부터 8월 30일(일)까지 최은영 작가의 개인전 《나는 무엇을 하다 죽을까》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6 제주갤러리 공모에 선정된 프로젝트로, 작가가 제주에서 체득한 삶과 죽음의 순환을 한지와 먹, 분채를 통해 풀어낸다.  

최은영은 제주로 이주한 이후 자연 속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했다. 그는 한지 위에 먹과 분채를 쌓아 올리며 거친 현무암의 대지와 그 위를 묵묵히 걸어가는 존재의 흔적을 그려왔다. 제주는 작가에게 ‘순환하는 삶’을 가르쳐주었고, 사람과 자연의 많은 생명들이 서로를 붙잡고 지탱하며 그 무게를 견뎌내는 삶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는 그 깨달음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최은영_바람의 빛깔_2026_한지에 채먹_86×312cm
최은영_바람의 빛깔_2026_한지에 채먹_86×312cm

전시의 출발점은 가까운 이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하며 작가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나는 무엇을 하다 죽고 싶은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죽음을 삶의 끝으로만 받아들이던 시각은 제주에서 자연의 생성과 소멸을 가까이 마주하며 변화했다. 피고 지는 식물과 다시 대지로 돌아가는 씨앗들을 통해 그는 죽음이 끝이 아닌 순환의 일부임을 깨달았고, 이러한 인식은 전시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가 되었다.

최은영_순환의 안식처_2025_한지에 먹과 분채_53×430cm
최은영_순환의 안식처_2025_한지에 먹과 분채_53×430cm

이번 전시에서는 〈바람의 빛깔〉(2026), 〈긴 산행〉(2025-2026), 〈고독의 모서리〉(2025-2026), 〈족파〉(2026) 등 신작 시리즈가 대거 공개된다. 특히 6폭 병풍 형식으로 제작된 〈족파〉는 걸음의 흔적을 통해 삶의 시간을 드러내며, 화면 속 현무암 같은 돌덩이의 굴곡은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처럼 미세하지만 분명한 생명의 흔적을 보여준다. 또한 관람객 참여형 설치작업 〈걸음이 멈추는 곳〉도 함께 선보인다. 이 작품은 버려진 파지를 물에 불려 새로운 한지를 떠내는 과정에서 출발하며, 관람객이 삶에 대한 질문과 답을 남기면 그것이 전시 기간 동안 쌓여 하나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최은영_긴 산행_2026_한지에 먹과 분채_45.5×53cm
최은영_긴 산행_2026_한지에 먹과 분채_45.5×53cm

개막일인 8월 12일 오후 4시에는 최은영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작가 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인사아트센터 지하 1층 로비에 모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은영_씨앗과 이파리-예덕나무_2025_한지에 분채_53.3×33.5cm
최은영_씨앗과 이파리-예덕나무_2025_한지에 분채_53.3×33.5cm


미술평론가 이주희는 이번 전시에 대해 “최은영은 지필묵으로 자신의 대지를 개간하며 삶의 의지와 방향을 묻는다. 그의 ‘돌산수’는 슬픔을 삶과 공존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이며 순환과 화해의 땅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인간 모두가 마주하는 삶과 죽음의 존재론적 질문을 품은 전시”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전시는 삶과 죽음을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순환의 과정으로 바라본다. 거친 현무암의 대지 위를 묵묵히 걸어가는 발걸음처럼, 삶은 서로의 흔적을 딛고 이어진다. 최은영은 관람객에게 “나는 무엇을 하다 죽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삶의 의지를 단단히 다지는 사유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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