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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 중의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루마니아가 낳은 세기의 소프라노,그녀의 황금빛 목소리에 숨겨진 이야기
미술/음악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디바 중의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루마니아가 낳은 세기의 소프라노,그녀의 황금빛 목소리에 숨겨진 이야기

소프라노 지영순 기자
입력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12]
"나는 무대 위에서 죽고 싶다. 그곳이 내가 진정으로 살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오페라계의 살아있는 전설, 안젤라 게오르규가 한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녀의 이 한 마디에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삶 그 자체가 담겨 있다.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세계 무대로


1965년 루마니아의 아지드(Adjud)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안젤라 게오르규. 기차 운전사였던 아버지와 재봉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보였다. 14살에 부쿠레슈티 음악원에 입학한 그녀는 차우셰스쿠 정권 하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운명적인 데뷔


1992년, 코벤트 가든에서 <라 보엠>의 미미 역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한 게오르규는 단번에 오페라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는 "50년 만에 만난 최고의 소프라노"라고 극찬했다.

황금빛 목소리의 비밀


게오르규의 목소리는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철처럼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녀의 레퍼토리는 푸치니, 베르디, 비제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하지만, 각 역할마다 완전히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다.

"오페라는 단순히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되어 관객과 함께 숨 쉬는 것이다."
 

잊을 수 없는 명연들
 

  •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의 전설적인 공연
  • 토스카 - 2001년 실제 장소에서 촬영된 영화로도 화제가 되었다
  •  
  • 라 보엠의 미미 - 그녀의 시그니처 역할이다
  • 카르멘 - 2010년대 새롭게 도전한 메조 역할
  •  

논란과 고집, 그리고 예술혼

게오르규는 '디바적 기질'로도 유명하다.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는 자신의 예술적 비전과 맞지 않으면 공연을 취소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고집은 모두 최고의 무대를 관객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랑과 이별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의 로맨스는 오페라계의 화제였다. 무대 위에서나 실생활에서나 환상의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2013년 이혼했지만, 음악적 동반자로서의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남편 알라냐와의 열연 공연 장면

 

21세기에도 계속되는 전설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게오르규는 여전히 세계 주요 오페라 하우스에서 주역을 맡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온라인 공연과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그녀는 단순한 오페라 가수가 아닌,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로 남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이 있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진정한 예술가는 영원히 성장하는 법이다."
2024년 우리나라 내한때 사진

마치며: 영원한 디바를 꿈꾸며

안젤라 게오르규는 단순히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유자가 아니다. 그녀는 오페라라는 장르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이다.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 소녀에서 세계적인 디바가 되기까지, 그녀의 여정은 우리에게 꿈과 열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다음 편에서는 '오페라계의 록스타' 요나스 카우프만을 만나보게 될 것이다.

소프라노 지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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