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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세계 미술시장 전문가 본 '한국 미술의 현재와 미래'  _ 이안 로버트슨 교수
종합/공지
[KAN: Focus]

[특별 인터뷰] 세계 미술시장 전문가 본 '한국 미술의 현재와 미래'  _ 이안 로버트슨 교수

KAN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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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로버트슨' 교수와 류안 KAN 발행인과 대담]   

[코리아아트뉴스 스페셜 인터뷰] 미술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흐름과 기술이 예술의 형태를 바꿔놓고 있다. 특히 한국 미술은 최근 몇 년간 국제적인 무대에서 점점 더 주목받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과 AI가 융합된 새로운 창작 방식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미술의 현재 위치는 어디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이러한 질문을 탐구하기 위해 코리아아트뉴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 시장 전문가이자 컬렉터 겸 경매 전문가로 활동하며 국제 미술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이안 로버트슨(Iain Robertson) 교수를 만났다

이안 로버트슨 교수


그는 영국 소더비스 인스티튜트  (Sotheby’s Institute of Art) 학장을 역임하고, 런던 예술 경영 연구소(London Institute of Art Business)의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국제 미술 시장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저서를 집필한 권위자로, 아시아 미술 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왔다.


한국 미술에 대한 그의 시각은 특히 흥미롭다. 한국에서 3년 이상 거주하며 홍익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한 그는 한국 예술계의 강점과 약점을 직접 경험하고 분석했다

이제 한국 미술이 국제적인 무대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AI 예술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예술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 지에 대해 그의 견해를 들어보자.

주제 : 한국 미술의 강점과 도전 과제

장소: 서울 삼성동 K-Liz 갤러리 
일시:  2025517일     

류안 코리아아트뉴스 발행인과 대담을 나누는 이안 로버트슨 교수  (오른쪽) .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 영어, 불어, 독일어, 중국어를  다양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데, 한국어 실력은 초보 수준이라, 이번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했다.   [사진 :  K-Liz 갤러리]
 "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미술 시장을 가진 나라다"

 교수님께서는 영국, 프랑스, 대만,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신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술 전문가이십니다. 한국의 어떤 매력이 교수님을 한국으로 오게 했나요?


저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면서도 한국이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매우 역동적인 나라라는 점에 주목해 왔습니다.  특히 한국 미술 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글로벌 예술 시장에서 중요한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침 홍익대학교에서 초청을 받아 3년 전부터 한국에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할 기회가 생겼고, 이를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에서 3년을 보내셨는데, 한국 사회에 많이 적응하셨습니까?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1년이 걸렸습니다. 첫해는 상당히 힘들었지만, 2년 차와 3년 차를 거치면서 점차 적응했습니다.


한국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사회이며, 많은 일이 순간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빨리빨리" 문화죠.  이제는 이러한 문화에 익숙해졌으며, 동시에 "하면 된다(Can-do spirit)" 정신이 한국 사회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한국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목표를 이루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그들은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동성이 바로 한국 예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안 로버트슨 교수와 인터뷰하는  류안 코리아아트뉴스 발행인 (왼쪽) 류안 발행인은 시인, 사진작가, 디지털아티스트, 큐레이터 등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작가들은 색채 감각과 기술이 뛰어납니다"

"국제 시장을 목표로 하는 작가들은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 "

교수님께서는 오랫동안 한국 미술을 연구하셨습니다. 한국 작가들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 작가들은 색을 다루는 능력이 정말 뛰어납니다. 특히 전통적인 색채 감각과 현대적 기술이 결합된 작품들이 많죠. 색의 조화와 구성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한국 작가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합니다. 한국은 기술과 문화가 급변하는 사회인데, 이런 환경 덕분에 작가들이 새로운 미술 트렌드에 매우 민감합니다. 예술 시장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은 한국 미술의 큰 강점입니다.
 

반면에 한국 미술이 가진 한계점이나 한국 작가들이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 작가들의 국제적인 감각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과 보수적인 문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미술계는 대체로 국내 중심적이거나 아시아적 성향을 띠고 있어 서양 시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차분하고 조화로운 이미지가 선호되는 반면, 서양에서는 보다 감정적이고 표현적인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한국 작가들이 국제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K-Liz Gallery에 진시 중인  '펠리즈 박' 작품 앞에서 담소를 나누는 류안 발행인과 로버트슨 교수   
"AI는  또 다른 예술적 도구다"

 최근 AI 기반의 예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AI 예술의 발전을 어떻게 보시나요?
 

AI 예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창작자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AI가 예술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회화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사진과 
회화는 각자의 영역을 확립했습니다. AI 역시 또 다른 예술적 도구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다만, AI가 인간 작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입니다.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한국 작가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의 문화와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국인 커뮤니티 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양 작가들과 협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탐색해야 합니다.


또한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 다양한 미술 이론을 배우고 글로벌 시장이 원하는 스타일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홍익대학교 같은 훌륭한 교육기관이 있지만, 국제 시장에서는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한국 미술 시장은 더 깊어져야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최근 한국에서 열린 여러 아트페어를 방문하셨습니다. 한국 미술 시장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한국 미술의 최상위 작가들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김수자, 서도호, 이우환 같은 작가들은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거장들입니다. 하지만 전체 시장을 보면 아직 깊이가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KIAF나 프리즈 같은 주요 행사에서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전시되지만, 일부 다른 아트페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작품도 있습니다. 한국 미술 시장이 더욱 성장하려면 지속적인 투자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한국 정부는 박물관과 연구 공간에 더욱 투자해야 합니다"
 

한국 미술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와 갤러리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정부는 박물관과 연구 공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서울에는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같은 훌륭한 현대 미술관들이 있지만, 더 많은 비영리 연구 공간과 전시 공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해외 문화원을 통해 한국 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갤러리들도 해외 지점을 늘리거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끝으로 한국 작가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

저는 현대 미술이란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의 예술가라면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은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정부의 변화나 사회적 불안과 같은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컨템포러리 미술  담론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지금 사는 시대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반드시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해서도 충분히 현재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한지를 사용해서도 오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한국 미술의 글로벌 도약: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

한국 미술은 최근 빠르게 변화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AI의 융합, 새로운 창작 방식이 등장하면서 한국 미술은 더욱 다채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적인 미술 시장 전문가인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 미술의 강점과 한계, 그리고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은 통찰을 공유했다.


그는 한국 작가들이 색채와 기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새로운 흐름을 빠르게 흡수하는 능력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제적인 감각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부족한 점은 한국 미술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앞으로 한국 미술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더욱 성장하려면 작가들이 해외 시장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정부와 갤러리들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I 예술의 등장으로 예술 시장이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AI가 인간 작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 단순한 연구자로 머무르지 않고, 한국 미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한국 작가들이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국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신 역시 한국 미술과의 협력을 통해 예술 시장에 대한 경험과 시야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바람대로 한국 미술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며, 국제적인 예술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 대담은 통역없이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김경민 기자가 번역, 기사 작성, 편집을 맡음]

[편집자주 : 이안 로버트슨 교수 인터뷰 주선 및 장소를 제공해준 K-Liz Gallery 에 감사드린다]

KAN 편집국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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