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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승, 호주 멜번시에 세워진다 - 목공예 명장 '김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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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승, 호주 멜번시에 세워진다 - 목공예 명장 '김종연'

KAN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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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장수군 출신 김종연 목공예 명장 파견해 장승 제작
▲ 전주시, 김종영 목공예명장 파견, 장승 제작...호주 멜번시장 "장승 보유 기뻐
주호주연방 대한민국 대사관 멜번분관 총영사 이창훈 (왼쪽)과 호주 멜번 닉 리스 시장, 김종연 명장이 멜번 시청을 방문하여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전주시 제공|

[서울=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한국의 전통 장승이 호주 멜번시에 세워진다.   

전주의 김종연 공예명장이 제작한  3m 크기의 장승이 호주 멜번사 코리아타운에  설치된다.  이 장승은 호주 멜번시가 힐리스레인 코리아타운에 설치할 한국을 상징할 예술작품으로 주호주 멜번분관(총영사 이창훈)의 추천을 받아 김종연 명인의 장승을 선정한 것이다.


한국의  전통 장승이 해외 코리아타운에 공식적인 설치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한국 전통적인 전통 공예  작품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을 평가된다.      

전주시는 최근 김종연 명인을 호주 멜벤시에  2주간 파견하여 장승 제작을 진행했으며, 24일에는 멜번시청을 방문하여 관계자들과 설치협의를 했다.

▲ 전주시, 김종영 목공예명장 파견, 장승 제작
▲  김종연 명장이 호주 멜벤시에서 장승을 제작하고 있는 장면 [사진 : 김종연 명장 제공]
▲ 전주시 제공
▲ 호주 멜번시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는 김종연 명장 [ 사진 : 전주시 제공]

멜본시 닉 리스 시장은 “멜번에 장승을 보유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장승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에 왔다는 느낌을 갖게할 것”이라며 “이제까지 한식과 K-음악이 있었다면, 이제는 K-공예품도 멜번에서 볼 수 있게 돼 뉴욕이나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한인타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주에서 온 명인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닉 리스 시장은 굳은 살과 상처 투성이가  김종연 명장의 손을 보며  ' 한국인의 특유의 근성과 성실성을 가진 김 명장의 명작을 멜벤시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 고 말했다.  

▲ 전주시 제공
▲ 호주 멜번시청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는 김종연 명장  [사진 : 전주시 제공]

김종연 명장은  "한국 전통 목공 공예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며  앞으로도 한국 전통 공예의 창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 설 것" 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해준 주호주대사관과 전주시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주시 국제협력담당관은 “호주의 대표도시인 멜번에 장승을 설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장승이 향후 양 도시의 교류를 위한 상징성을 갖게 될 것이다”면서 “앞으로도 전주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세일즈 외교에 중점을 두고 전주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멜번은 호주의 문화교육스포츠의 중심 도시다. 영국의 글로벌경제분석센터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에서 선정한 ‘글로벌 살기 좋은 도시 3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6일 호주에서 귀국한 김종연 명장을  이동진 기자가 만나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전통 목공예의 대가, 김종연 명장을 만나다'

[전주=코리아아트뉴스 이동진 기자]  전주시 한옥마을에 위치한 공방, 목우헌(木遇軒)의 문을 열기 전부터 나무의 향기가 공간을 채운다. 대한민국 유일의 전통목침 기능전승자이자 전북 무형문화재인 김종연(62) 명장은 오늘도 나무와 대화하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 명장이 작업하는 공방 ‘목우헌’은 ‘나무와 우연히 만나는 집’이라는 뜻으로, 소설가 이병천, 시인 안도현 등 문인들이 함께 지은 이름이다. 이곳은 명장의 삶과 예술이 녹아든 공간으로, 방문하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두 손에는 상처와 굳은 살이 가득하다. 특히 왼손의 상처 흉터들이 더욱 심하다. 칼날이 빗나가 특히 왼손에 상처를 많이 입은 것이다 

명장과 악수를 나누는데  손이 두텁고 까칠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두 손에는 상처와 굳은 살이 가득하다. 특히 왼손의 상처 흉터들이 더욱 심하다. 칼날이 빗나가 특히 왼손에 상처를 많이 입은 것이다. 전통은 굳은 살과 상처에서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전북 장수군 장안산 자락의 노곡리에서 태어난 김종연 명장의 꿈은 운동선수였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씨름과 태권도를 특기로 활약하며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아버지의 암 투병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며 운동의 꿈을 접어야 했다.

김종연 명장의  손끝에서 태어난 작품들은 전통적인 감각과 현대적인 창조성이 어우러진 예술로, 대중과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 김종연 명장 제공]

그는 “대학입학과 운동을 포기한 후 내가 잘할 수 있고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았다”며 “고등학교 시절 취미로 했던 목각이 떠올랐고, 주변에서 칭찬을 들으며 이것을 살려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회상했다. 1981년, 그는 현재 목아박물관으로 알려진 조각공방 ‘목아미’를 찾았고 본격적으로 목공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86년, 목공예 경력 5년째가 되던 해, 그는 전주시에서 작업을 시작하며 점차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작품들은 전통적인 감각과 현대적인 창조성이 어우러진 예술로, 대중과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5년 전통목침 기능 전승자로, 2011년 대한민국명장의 영예를, 201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선정되었다. 목침과의 인연은 좌우대칭 호랑이 목침을 재현해달라는 골동품상 의뢰로 시작됐고, 이후 그의 작품은 점점 더 주목받게 되었다.


명장은 공방을 차리며 기술뿐만 아니라 이론의 중요성도 깨닫고, 우석대학교에서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어 전주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에서는 전통공예의 필수 요소인 옻칠을 전공하며, 자신만의 공예 세계를 확립해 나갔다.

 

김종연 명장은 전통 목침뿐 아니라 십장생, 일월오봉도 등 다양한 전통 작품을 재현하며 그만의 예술성을 발휘해왔다. 특히  그는 최근에 전통 공예 작품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나무 조형물도 종종 창조해나가고 있다.   

김종연 명장은  최근에 전통 공예기법으로  추상적인 요소가 강한 나무 조형물도 창작한다. [ 사진 : 본인 제공]

그는 “기계 작업으로 쉽게 상품을 만들어 돈을 벌었다면 지금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예술에 대한 진심과 노력을 강조했다. 그의 목우헌에서는 김 명장의 삶과 예술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전통을 재현하며 현대와 조화시키는 김종연 명장의 손끝에서 전통 목공예는 생명력을 얻고, 후대로 이어질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그의 이야기는 전통 예술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만들어진 아름다움의 가치와 더불어 인간의 열정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주=코리아아트뉴스 이동진 기자]

 

KAN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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