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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 '적벽대전', 대전의 아픈 기억을 무대 위에 되살리다… "평화의 시간을 다시 묻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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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부터 7월 16일까지 별별마당 우금치 공연… 한국전쟁 속 대전 민간인의 삶과 기억을 예술로 복원

한국전쟁 76주년을 맞아 전쟁의 참상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창작 마당극 〈적벽대전〉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우금치 제공

사단법인 마당극패 우금치가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6일까지 대전 중구 별별마당 우금치에서 공연되며, 한국전쟁 전후 대전에서 실제 벌어진 역사와 민간인의 삶을 무대예술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전쟁으로 인해 멈춰버린 사람들의 시간을 '기억'과 '해원(解冤)'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평범했던 일상이 비극으로 바뀐 순간

 

공연의 시작은 아이들이 꽃밭에서 뛰노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난 꽃신 신고 오빠한테 시집갈꺼다." 


라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한마디는 곧 이어질 참혹한 현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작품은 해질녘 골목에서 아이들의 웃음이 번지던 평범한 일상이 거대한 폭력 앞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실존 역사에 기반한 지역 창작극

우금치 제공

〈적벽대전〉은 한국전쟁 당시 대전에서 실제 발생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극중 인물인 미순과 영철, 쑥부쟁이 꽃과 골령골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전쟁이 남긴 상처와 희생, 그리고 기억해야 할 역사적 공간을 의미한다. 작품은 화려한 전투 장면보다 이름 없이 사라진 사람들,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 멈춰버린 시간, 다시 기억해야 하는 역사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골령골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은 전쟁 이후 오랫동안 침묵 속에 묻혀 있던 지역의 기억을 예술적으로 복원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을 이끌어낸다.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묻는 작품" 제작진은 이번 작품을 단순한 전쟁극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공연은 쑥부쟁이가 피어난 들판을 따라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기억을 마주하고 결국 서로를 보내주는 '해원'의 과정을 담는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또한

"지금 우리가 이 시간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라는 물음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금치 제공

지역 대표 마당극으로 자리매김

 

〈적벽대전〉은 지역의 역사와 공동체 기억을 공연예술로 재해석하며 꾸준히 호평을 받아왔다.

 

2020년 지역특화콘텐츠 개발 공모 선정작을 시작으로, 2021년 대전예술의전당 스프링페스티벌 초청, 2022년 제8회 임희재문학제 초청 등을 통해 작품성과 지역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연출을 맡은 류기형을 비롯해 배우 이주행, 김황식, 성경순, 이신애, 임창숙, 이광백, 김시현, 김연표, 이동혁, 김석규, 강승리 등이 출연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공연 안내

  • 공연명 : 2026 정기공연 〈적벽대전〉
  • 공연기간 : 2026년 6월 25일 ~ 7월 16일
  • 공연시간 : 평일(수~금) 오후 7시 30분 / 주말(토) 오후 3시
  • 공연장 : 별별마당 우금치(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112번길 15)
  • 러닝타임 : 80분
  • 관람연령 : 8세 이상
  • 문의 : 0507-1412-9394

 

전쟁은 총성과 포연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의 삶 속에 오래 남는다. 〈적벽대전〉은 그 오래된 상처를 자극하기보다 기억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전쟁의 영웅을 이야기하기보다 이름 없이 사라져간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무대 위에 복원하며,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평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한다.

 

역사를 잊지 않는 것은 과거를 붙잡는 일이 아니라, 미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공연이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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