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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의 춤맥, 굿과 만나 다시 피어난다…‘큰 나무 이야기’ 9월 23일 충남서 공연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한국 근대 춤의 뿌리를 세운 한성준의 예술혼과 한영숙, 이애주로 이어지는 전통춤의 맥을 오늘의 무대에서 되살리는 공연이 충남에서 펼쳐진다.

‘2026 한성준 춤·소리예술제-큰 나무 이야기’ 공연 포스터. 사진=이애주문화재단

한국전통춤회와 이애주승무보존회, 이애주문화재단은 오는 9월 23일 오후 7시 30분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에서 ‘2026 한성준 춤·소리예술제’의 일환으로 공연 《큰 나무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연에 이어 한성준의 고향인 홍성에서 마련되는 특별 앵콜 무대다.

 

《큰 나무 이야기》는 한성준에서 한영숙, 이애주로 이어지는 한국 전통춤의 계보를 ‘큰 나무’에 비유해 풀어낸 작품이다. 뿌리 깊은 나무가 줄기를 뻗고 꽃과 열매를 맺듯, 선대 예인들의 춤과 정신이 오늘날 제자들과 전승자들에게 이어지고 있음을 무대 위에서 보여준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전통춤과 굿의 결합이다. 국가무형유산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참여해 맞이굿과 송신굿의 구조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며, 한국전통춤회의 춤과 별신굿의 의례, 삼현육각의 가락과 굿판의 에너지를 하나의 ‘소리춤굿’으로 구성한다.

 

공연은 인간의 몸과 자연의 소리, 노동의 몸짓, 공동체 놀이에서 출발한다. 우리 고유의 심신수련법이자 춤과 소리의 원형질로 설명되는 영가무도(詠歌舞蹈)가 홍성 지역 공동체 문화의 산물인 결성농요와 어우러지며 무대의 문을 연다.

 

이어 한성준의 학춤과 별신굿의 청신(請神) 의례가 만나 ‘큰 나무’를 맞아들이고, 이애주가 육효와 음양오행의 원리로 풀어낸 무극살풀이가 생명과 자연의 순환을 그린다.

사진=옥상훈·이애주문화재단
사진=옥상훈·이애주문화재단

남해안별신굿 보유자 정영만 명인의 넋풀이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어루만지는 위무의 시간을 만들어내며, 공연은 대동의 군무로 확장되는 ‘완판 승무’로 이어진다. 마지막은 모두의 평안을 기원하는 송신굿 ‘시석’으로 마무리된다.

사진=옥상훈·이애주문화재단

이 같은 구성은 춤을 한 개인의 예술적 표현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의례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동시에 전승돼 온 춤사위와 굿의 법도를 동시대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면서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지는 춤의 계보를 무대 위에서 새롭게 기록하려는 시도다.

사진=옥상훈·이애주문화재단

무대에는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와 이애주의 제자들을 비롯해 남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 정영만 명인, 서울시 문화재 김영길 명인 등 전통문화 전승자들이 함께한다.

《큰 나무 이야기》 공연 장면. 한국전통춤회와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전통춤과 굿을 결합한 ‘소리춤굿’을 선보인다. 사진=이애주문화재단

김연정 예술감독은 “우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라는 큰 나무의 그늘 아래 살고 있으며, 전통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이어지는 시간의 춤”이라며 “홍성이 낳은 춤의 큰 스승 한성준과 그 뒤를 이은 한영숙, 이애주 선생이 남긴 몸짓과 정신이 오늘 우리 삶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를 돌아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성준 춤·소리예술제’는 1997년 이애주가 처음 시작했으며, 2024년 한성준 탄신 150주년을 계기로 한국전통춤회와 이애주승무보존회, 이애주문화재단이 그 뜻을 이어 매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법열곡》을 통해 불교작법무와 승무를 중심으로 우리 춤의 본질을 탐구했으며, 올해 《큰 나무 이야기》에서는 그 영역을 굿의 세계까지 확장했다.

 

이애주문화재단은 이애주가 전통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공익단체로, 한성준을 바탕으로 한영숙과 이애주로 이어지는 전통춤의 전승을 지원하고 있다. 전통예술과 현대예술의 창작 지평을 넓히고 음악·연극·미술 등 다양한 장르가 협력하는 문화예술 공동체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애주한국전통춤회는 이애주 승무 예능보유자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1991년 결성된 단체다. 승무, 태평춤, 살풀이춤, 학무 등 전통춤의 원형과 재구성 작업을 함께 이어가고 있으며, 짧은 호흡의 현대 공연 환경에서도 ‘완판 승무’와 같은 긴 호흡의 전통춤을 지속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남해안별신굿보존회는 국가무형유산 남해안별신굿의 원형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단체로, 정영만 예능보유자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해안별신굿은 마을의 안녕과 풍어, 평화를 기원하며 굿·노래·춤·연희가 결합된 공동체 종합예술이다.

 

이번 공연은 ‘2026 충남 문화예술 후원 매칭펀드 사업’ 선정작으로 전석 초대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람을 원하는 경우 문자로 이름과 관람 인원을 기재해 예약하면 되며, 1인당 2매까지 신청할 수 있다.

 

공연 개요

  • 공연명: 《큰 나무 이야기》
  • 행사명: 2026 한성준 춤·소리예술제
  • 일시: 2026년 9월 23일 오후 7시 30분
  • 장소: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
  • 주최·주관: 한국전통춤회, 이애주승무보존회, 이애주문화재단
  • 출연: 이애주한국전통춤회, 남해안별신굿보존회
  • 관람: 전석 초대, 예약 필수
  • 문자예약: 010-7769-5387
  • 문의: 041-631-5385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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