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이벤트
전시

제24회 후후 초대전,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스며듦’으로 그리다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수정
미림아트갤러리서 4월 1일부터 12일까지… ‘끝없는 덧칠의 광기’로 시간의 결 시각화

후후(HooHoo) 작가의 제24회 초대전이 오는 4월 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미림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회화 연작 ‘스며들다(Permeare)’의 연장선에서, 기억과 감정이 중첩되고 침잠하는 과정을 보다 밀도 있게 펼쳐 보이는 자리다. 미림아트갤러리는 인사동길 11-1에 위치한 전시공간으로, 2025년 개관 이후 신진과 기성 작가가 함께 호흡하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제24회 후후 초대전 전시포스터

이번 전시의 제목은 “스며들다_끝없는 덧칠의 광기”. 제목에서 드러나듯, 후후의 작업은 단순한 색채의 중첩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감정의 잔향이 화면 위에 켜켜이 쌓여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작가노트에 따르면 후후는 일상 속에서 축적되는 감정과 기억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탐구하며,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남아 있는 감정의 축적 과정을 화면 위에 드러내고자 한다.

스며들다(Permeare) 76
부제 : Blanding Verlet
Suite No.14:I.Lamentation아크릴 + 모래 + 기타혼합
50호(116×91cm)

작업 방식 또한 분명하다. 후후는 모래와 아크릴 등 혼합재료를 사용해 화면을 긁고 쌓고 덧입히는 방식으로 기억과 감정의 누적을 표현한다. 이러한 레이어 구조는 단순한 표면 효과를 넘어 시간의 흐름과 리듬을 환기시키며,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기억과 정서를 작품 안에 투영하도록 이끈다. 실제로 기존 보도에서도 후후의 회화는 ‘스며들다’의 감각을 축으로, 반복적 레이어를 통해 감정의 결을 화면에 새기는 작업으로 소개된 바 있다.

스며들다(Permeare) 75
부제 : Schubert
 Rosamunde, D. 797: Ballet Music No. 2 
아크릴 + 모래 + 기타혼합
50호(116×91cm)

특히 이번 초대전 출품작 가운데 하나인 ‘스며들다(Permeare) 75’는 슈베르트의 Rosamunde, D.797: Ballet Music No.2를 부제로 삼고 있다. 이는 후후의 작업이 단지 시각예술에 머물지 않고, 음악적 감수성과 정서적 파동을 회화적 화면으로 번역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기존 기사들 역시 후후의 작업에서 음악이 중요한 촉매로 작용하며, 감각의 층위를 천천히 음미하게 하는 회화적 경험을 만든다고 평한 바 있다.

후후 작가

후후는 현재 한국히즈아트예술협회 회장, 한국예총 자문위원, 히즈아트페어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 초대전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공개된 작가 소개 자료에 따르면 그는 화랑미술제, ARTEXPO NEW YORK, Singapore Affordable Art Fair 등 다수의 무대에 참여해 왔고, 최근에도 월드아트페스타 2026 참가 등 활발한 전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후후가 이어온 ‘스며들다’ 시리즈의 현재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5년 개인전에서 ‘바람결에… 스며들다’, ‘숨처럼… 스며들다’로 이어졌던 작가의 문제의식은 이번 전시에서 한층 더 응축된 언어인 ‘끝없는 덧칠의 광기’로 확장된다. 이는 감정이 결코 단선적으로 사라지지 않고, 흔적 위에 흔적이 덧씌워지며 새로운 층을 만들어간다는 작가의 시선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후후 초대전 전시 리플렛

인사동이라는 장소성 또한 이번 전시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 전통과 현대, 대중성과 실험성이 공존하는 인사동의 한복판에서 열리는 이번 초대전은, 후후의 회화가 지닌 감정의 밀도와 물성의 깊이를 보다 가까이 체감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화려한 재현보다 감정의 축적과 시간의 흔적을 붙드는 후후의 작업은,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의 시대 속에서 회화가 여전히 붙잡아야 할 ‘내면의 시간’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다.

 

이번 후후 초대전은 화려한 표면보다 감정의 퇴적층, 즉 삶 속에 남는 잔상과 기억의 깊이를 마주하게 하는 전시다. 화면 위를 가득 채운 분홍과 자홍, 붉은 색층은 단순한 색의 향연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는 기억과 사라지지 않는 감정의 결을 품은 시간의 풍경으로 읽힌다. 관람객은 그 앞에서 작품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 안의 감정과 기억이 어떻게 스며들어 왔는지를 조용히 되묻게 될 것이다.

 

블로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kanlimmtaik/224225778224

임만택 전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