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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군체(群體)의 시대, 우리는 아직 생각하고 있는가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영화 「군체」가 던지는 경고와 우리 사회의 과제

최근 극장가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군체」는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감염자들의 공포와 생존을 다룬 재난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현대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이 숨어 있다. 영화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군체 포스터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이후 다시 한 번 한국형 장르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작품에서 등장하는 감염자들은 기존 좀비와 다르다. 그들은 단순히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의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거대한 네트워크, 즉 ‘군체(Hive Mind)’로 행동한다. 개별적 사고와 판단이 사라지고 집단의 의지만 존재하는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러한 설정이 결코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세상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보고,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을 시청하며, 인공지능이 정리해주는 정보를 소비한다. 우리는 점점 더 편리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누군가 정리해 준 정보, 누군가 판단해 준 의견, 다수가 선택한 결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Chat GPT 생성이미지

영화 「군체」는 바로 이러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의료, 교육, 산업, 예술에 이르기까지 AI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력 상실이다.

 

만약 우리가 모든 판단을 알고리즘에 맡기고, 모든 선택을 데이터에 의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속 군체는 어쩌면 미래의 인류가 아니라 현재의 우리 모습을 과장하여 보여주는 거울일지도 모른다.

 

특히 SNS 시대의 집단심리는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현실적으로 만든다. 한 번 형성된 여론은 순식간에 확산되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때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다른 목소리를 배제한다. 집단의 힘은 강력하지만, 그것이 언제나 진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의 발전은 다수의 생각을 따라간 사람들보다 질문을 던진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갈릴레오는 모두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던 시대에 의문을 제기했고,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자들은 기존 질서에 도전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은 생각하는 힘이다.

 

영화 속 군체는 완벽한 정보 공유를 통해 효율적으로 움직이지만, 정작 인간만이 가진 창의성과 개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다움의 본질임을 말하고 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때로는 실수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존재이기에 인간은 발전할 수 있었다.

Chat GPT 생성 이미지

오늘날 우리는 AI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인공지능은 분명 인류의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도구가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술은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 「군체」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단순한 공포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당신은 아직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창의성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세상보다 서로 다른 생각이 공존하는 세상이 더 건강한 사회이다.

 

영화 「군체」는 결국 좀비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희망의 메시지다.

생각하는 인간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군체가 된다. 그러나 질문하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여전히 희망적이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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