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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히트곡, 인간 작곡가는 설 자리가 있을까?”

작가 이종희 전문위원
입력
“저작권의 경계가 무너진다: AI 음악의 진격”

[코리아아트뉴스 이종희 기자]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음악 창작의 경계를 허물며,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과거에는 작곡과 프로듀싱이 전문 음악인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누구나 프롬프트 하나로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창작의 민주화를 이끌고 있지만, 동시에 음악의 본질과 창작자의 권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AI 음악의 상업적 성공과 정체성 논란


AI 음악의 상업적 가능성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AI 록밴드 ‘벨벳 선다운’은 스포티파이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밴드가 실제 인간 멤버 없이 AI로만 구성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체 없는 아티스트’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무대에 오르지 않고 인터뷰도 하지 않는 아티스트가 과연 팬들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음악의 정체성과 존재 방식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불러왔다.

AI밴드 Velvet Sundown  음원 사이트


일본의 스타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는 AI와의 작곡 대결에서 AI가 만든 곡이 더 많은 표를 얻는 결과에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AI가 만든 곡을 “좋은 곡”이라고 평가하며, 인간 창작자의 역할이 위협받고 있다는 무력감을 토로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창작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AI는 음악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기고 있다.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기술의 발전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음악계는 지금보다 더 깊은 논의와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 [이미지 : 이종희 기자]

저작권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


AI 음악의 급부상은 저작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생성형 AI가 기존 음원과 가사를 학습하여 유사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원작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워너뮤직그룹, 유니버설뮤직그룹, 소니뮤직그룹 등 세계 3대 음반사는 AI 음악 생성 플랫폼 ‘수노’와 ‘유디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AI가 학습한 데이터의 출처와 사용 방식에 대한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에서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AI가 1%라도 관여한 곡은 저작권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AI 음악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창작자 보호를 위한 조치이지만, 동시에 AI 기술의 활용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술적 해법과 윤리적 활용의 모색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접근도 시도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 이수만은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과 함께, AI가 학습한 기존 음악의 기여도를 수치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저작권자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를 제안한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세계적 AI 학회 NeurIPS에서 심사를 통과했으며, AI 음악의 저작권 추적 및 분배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국제 표준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편, 유니버설뮤직은 AI 보컬 모델을 활용해 브렌다 리의 히트곡을 스페인어로 재발매하며 윤리적 AI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아티스트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언어권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AI 기술이 창작을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규제와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AI 아티스트의 등장을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맞는 새로운 규제 마련과 저작권 보호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I 시대의 음악 산업은 기술과 창작, 법과 윤리의 균형을 요구하며, 글로벌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AI는 음악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기고 있다.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기술의 발전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음악계는 지금보다 더 깊은 논의와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

작가 이종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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