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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빚, 실패를 안아주는 제도의 힘

이민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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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사회적 손길

개인회생은 파산과 다르다
조정의 길, 정리의 길

 

조정의 길, 정리의 길
조정의 길, 정리의 길

많은 이들이 “개인회생 = 파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제도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개인회생은 꾸준한 수입이 있는 사람이 신청할 수 있는 국가의 제도다. 정해진 기간 동안 일부만 갚으면, 나머지는 법적으로 면책된다.

 

반면 파산은 채무를 감당할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법원 결정에 따라 모든 빚을 정리하고 최종적으로 면책이 이루어진다.

 

정리하자면, 개인회생은 ‘빚을 줄여 갚아가는 길’이고, 파산은 ‘더 이상 갚을 수 없는 빚을 마무리하는 길’이다. 

 

두 제도 모두 절망에 놓인 이들에게 다시 삶을 이어갈 기회를 제공한다. 오해와 진실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막막한 사람들에게 길이 열린다.

 


누구나 뜻하지 않게 빚에 내몰릴 수 있다
채무는 잘못이 아니라 상황의 결과일 때가 많다

 

누구나 뜻하지 않게 빚을 지게 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실직 같은 변수는 누구의 삶에도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나 갑작스러운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한 가정의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으며, 빚은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예기치 못한 환경 탓인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활용해 다시 삶을 이어가는 선택을 하는 일이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사회적 손길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사회적 '손길'

개인회생·파산은 사회적 안전망이다
실패 이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

 

개인회생과 파산은 채무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회 전체가 건강하게 굴러가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안전망이다. 빚을 지고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은 개인의 재기를 돕는 동시에,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막는다. 실패한 사람에게 다시 설 기회를 주는 것이 곧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길이다.

 

우리 사회가 개인회생과 파산 제도를 통해 얻는 교훈은 분명하다. 누구도 실패에서 영영 낙인찍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일어설 기회를 보장할 때, 절망은 줄고 회복은 늘어난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의 김선용 변호사는 이렇게 말한다. “재기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라고.

재기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
재기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

이 말은 곧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다. 국가가 개인회생과 파산 제도를 마련한 이유는, 사회 전체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라는 의미다. 누구든 위기를 겪을 수 있기에, 다시 설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사회의 연대이자 책임이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서로에게 내밀어야 할 손길, 그 안에 '제도의 본질적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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