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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꽃과 나비에 감정을 새기다… 김홍년, 2026 화랑미술제 ‘완판’으로 증명한 감성의 힘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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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 전시장 한편, 수많은 작품들 사이에서 유독 발걸음을 붙잡는 작품이 있었다. 수천 송이 꽃으로 이루어진 한 마리의 나비. 가까이 다가갈수록 꽃은 더 섬세해지고, 색은 더욱 깊어진다. 그리고 그 앞에는 하나둘씩 붙어 있는 빨간 점들—‘판매 완료’를 알리는 표시였다.

 

2026 화랑미술제에서 김홍년 작가는 다시 한 번 ‘완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8점 출품, 8점 완판”… 시장이 응답한 감성 회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2026 화랑미술제’에서 김홍년 작가는 갤러리 윤 부스를 통해 출품한 8점의 작품을 모두 판매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 침체된 미술시장 속에서 더욱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이미 그는 이전에도 꾸준한 판매 기록을 이어왔다. 수원 화랑미술제에서는 10점 중 9점, Kiaf에서는 11점 중 10점이 판매되었고, 이번에는 결국 ‘완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작가의 작업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컬렉터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홍년 작-E40-R-II, 100.0x80.3cm 2025년

‘화접(花蝶)’—꽃과 나비, 그리고 감정의 기록
 

김홍년 작가의 대표 시리즈 ‘화접(花蝶)’은 꽃과 나비를 모티프로 한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는다. 작가는 지난 30여 년간 이 시리즈를 통해 감정의 시각화라는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김홍년 작-E40-B-I, 100.0x80.3cm 2025년

작품 속 꽃 하나하나, 색의 조합, 반복되는 패턴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정의 단위’로 작동한다. 그는 이를 ‘이모토그램(Emotogram)’이라 명명한다. 감정(emotion), 이미지(photo), 도식(diagram)을 결합한 이 개념은, 디지털 시대에 사라져가는 인간의 감성과 내면을 시각적으로 기록하려는 시도다. 작가의 말처럼, “이모토그램은 단순한 회화가 아니라 감성을 기록하는 새로운 언어”다.

김홍년 작 화접-E20-M-II, 90.9x72.2cm 2025년

디지털 시대, 손으로 쌓아 올린 ‘감정의 밀도’

 

김홍년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나비지만, 가까이 보면 수없이 많은 꽃의 집합이다. 이는 대량생산 이미지와 대비되는 ‘수작업의 시간성’을 보여준다. 기계적 복제와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그의 작품은 오히려 느림과 축적, 그리고 인간적 흔적을 강조한다. 이러한 특성은 컬렉터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감성의 작품’으로 인식되며 높은 소장 가치를 형성한다.

 

세계 무대로 확장된 ‘공존의 미학’

 

김홍년 작가는 홍익대학교 대학원과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 스페인 호안 미로 국제드로잉전 우수상
  • 미국 국제미술대상전 우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최우수상
  • 문화체육부 장관표창
  •  

뿐만 아니라 뉴욕, 런던 등 글로벌 전시와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공존의 미학’이라는 주제를 확장해왔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 감정과 이미지, 개인과 사회가 서로 얽히며 만들어내는 관계의 미학을 탐구한다.

작품 앞에 선 관람객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장이 증명한 예술의 가치

 

전시장에서는 많은 관람객들이 작품 앞에 머물렀다. 일부는 작가의 설명을 들었고, 일부는 조용히 작품을 응시했다. 그리고 그 감정은 구매라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결국 김홍년의 ‘완판’은 단순한 판매 기록이 아니라 질문에 대한 답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감정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의 작품은 말한다.
감정은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강렬하게 예술 속에서 살아남는다고.

 

2026 화랑미술제에서의 완판은 김홍년 작가가 구축해온 ‘감성 회화’의 정점이자,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이다. 그의 나비는 이제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감정의 기록이자 시대의 언어로 날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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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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