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근 평론] 우리는 서도호를 데미안 허스트와 바꾸지 않겠다
글 ㅣ 김종근 (미술평론가)
세계 화단의 BTS, 한국의 데미안 허스트, 서도호가 지난 8월 27일(목)부터 2027년 2월 9일(화)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MOT)과 홍콩 M+로 순회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공간에 대한 해석적인 탐구 보다는 작가와 가장 원천적인 관계인 가족으로의 회귀이다.
‘부성애(Fatherhood)’를 주제로 한 내밀한 이야기의 최초 공개 그리고 처음 공개되는 〈사랑의 기억〉(2026)에서 보여지는 주머니 속에 추억과 기억을 가족이란 렌즈로 명료하게 풀어내 사람들을 ,관객들을 완벽하게 사로 잡는다.
이제 서도호(徐道濩)는 아버지 서세옥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세계 화단과 미술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이다.
많은 미술 전문가들이 평가한 설문 조사에서 차세대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그를 선정한 것은 그래서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군 복무 후 미국으로 건너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회화를, 이후 세계적인 명문 대학인 예일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이제 그는 현재 한 해에 전시회 15곳 이상을 뛰면서 설치하고 작품을 해내야 할 만큼 세계적인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이미 서도호는 2001년에 열린 제4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면서 세계 화단에 그의 명성을 알렸었다.
그 이후 볼티모어 미술관과 뉴욕의 MoMA, 구겐하임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세계적 화가로 한국의 데미안 허스트, 국제 화단에 BTS가 되었다.
같은 해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2002년 시애틀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진 이후 그는 작년 2025년 5월 1일~10월 19일까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서도호 개인전 《Walk the House》을 가지면서 그 존재감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이후 백남준. 이우환 이후 서도호는 한국이 낳은 예술가를 알리는 상징적인 대명사로 불린다.

원래 그의 예술적 출발과 ‘진원지’는 바로 집, 한옥이다. 그가 성북동에 열 살 때, 이사 온 집은 부친인 서세옥 화백이 창덕궁 내 연경당 사랑채를 모델로 지은 한옥이다.
1960년대에 헐린 한옥의 자재를 모아 인간문화재인 도편수가 한복을 입고 지은 집이다.
그는 옥색 은조사(銀造紗: 여름용 한복감으로 사용하는 견직물)를 재단해서 ‘집 모양’으로 만든 섬유 설치작품으로 출발을 알렸다. 이는 아파트에 한옥이 날아와 박힌 사실적인 설치 작업으로 서양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작품의 배경이 됐다.
그가 서울에 살든 거주하는 집의 형태를 각종 색의 투명한 은조사로 바느질해 재현한 실물 스케일의 섬유 작업 < Seoul Home/ L.A Home, 1999 >에 뿌리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그의 작품은 보는 이에게 시간과 공간, 문화의 전이를 경험하게 하는 특정적 어떤 장소에 존재하는 설치 작업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디아스포라(Diaspora) 시대의 유목민적 정체성을 시각화하고, 정의된 조각의 개념을 유동적인 ‘이동 가능한 공간’으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현대미술에서 독보적인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말한다. “미국에 오면서 과거의 추억도 함께 가지고 왔습니다. 한국에 대한 향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수동적으로 그리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가지고 다닐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런던으로 이주한 그는 다시 말한다.
"15년 전, 런던은 제게 고향이 되었습니다. 테이트 모던은 제가 이곳에 온 이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미술관이자, 제 아이들이 자라며 자주 찾은 곳이라 이번 전시는 저에게 특히 뜻깊습니다. 저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일상적인 요소들이 침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번 테이트 모던 전시에서는 하나의 넓고 열린 공간을 활용해 대부분 작업을 선보이고 그중에는 제가 오랫동안 구상하고 작업해 온 새로운 설치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에게 《Walk the House》는 다양한 시간과 장소, 그리고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역사를 담고 있는 전시입니다. 이 전시는 제 인생에 있어서 바로 이 순간 그리고 이 장소에서만 만들 수 있었던 전시입니다." (서도호)
이렇게 서도호는 ‘New York Home’. ‘Baltimore Home’, ‘London Home’, ‘Seattle Home’ 등을 제작하며 특정 장소를 위한 건물에 스며있는 개인의 경험과 추억, 그리고 기억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작품을 끊임없이 발표했다.
어쩌면 이것은 이는 유목민화 되고 세계화된 현대인들의 정체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삶의 존재에 대한 가장 사실적이고 극대화된 표현이었다.

2000년 서울 로댕 갤러리에서 출발한 <나의 집은 너의 것이다, 너의 집은 나의 것이다>는 작가의 예술적 방향과 작품 속 개념을 가장 명료하고 극적으로 드러내 주목받은 집 시리즈는 예술가로서는 평범한 콘셉트지만 보편적으로는 이러한 “엉뚱한 상상”으로 시작된다.
그는 뉴욕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충격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에게 뉴욕에서의 생활은 맞지 않는 옷이었고, 이는 생존에 관한 것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공간의 충돌이었다. 개인과 사회, 문화와 문화, 개인의 기억과 집단 기억, 과거와 현재 사이의 충돌과 공존이 빚어낸 당혹감, 이질감, 문화적 충격을 그는 철저히 작품 속에 반영한다.

작가는 이 충격을 '집'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과감하게 펼쳐 냈다. 그는 “집은 개인적 공간인 동시에 문화의 결정판이고 옷은 몸을 보호하는 것이되 신체에 대한 해석이자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며 “건축과 옷은 동서양의 시선 차이를 보여준다”고 고백했다.
2024년 예술 선재에서 선보인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을 사유의 전략도 작가가 끊임없이 탐구해 온 시간, 공간, 기억, 움직임의 주제를 재구성한 서도호의 삶과 세상에 관한 성찰, 미래에 대한 상상이다.
단단한 벽을 물리적 한계가 없는 유연한 직물로 바꾸어, 접어 넣고 전 세계 어디든 그가 전시하고 싶은 장소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이동 가능한 정말, 특정적 장소의 미술을 세계 최초로 열어 보인 작가라고 것이다.

작가는 "회고전이 아닌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아우르는 전시"이며 그는 테이트 모던 전시가 지난 10년간의 작품 단면을 보여줬다면 이번 전시는 작업의 씨앗이 담긴 어린 시절 그림부터 신작“까지 입체적으로 다양하게 선보인다.
서도호는 개인의 자전적 경험을 인류 보편의 서사로 확장 시킨, 그리하여 미술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언어를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을 만든 작가이다.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혁신적으로 보여준 한국이 낳은 화단의 BTS. 그의 정신세계와 철학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존재 한다.
그래서 우리는 “ 예술가 서도호를 영국이 낳은 최고의 작가 데미안 허스트와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19세기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가인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이 <영웅숭배론>에서 말했듯이, 영국의 “셰익스피어를 그 큰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 것처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