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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BANANA TAKES OVER!》, 참여로 완성된 아트페어의 새로운 실험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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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코리아아트뉴스 류우강 기자] 지난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25 인천아트쇼(INAS)에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가 열려 화제다 

신진 아티스트 콜렉티브 낫포유(NotForYou)가 선보인 참여형 전시 《BANANA TAKES OVER!》가 관람객과 미술계로부터 주목을 받은 것이다.

관람객이 주인공이 된 전시

이번 전시는 기존 아트페어의 단순 진열 방식과 달리, 부스 전체를 하나의 기획 전시로 구성하고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개입해야만 완성되는 구조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사과를 바나나로 바꾼다”라는 단 하나의 규칙을 통해 뉴턴의 사과, 세잔의 정물화,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백설공주의 독사과까지 익숙한 이미지를 유쾌하게 전복하며 무거운 상징을 가벼운 유머로 재해석했다.  

후각 예술가 이정우 작품을 체험하고 있는 관람객

특히 주목할 점은 사진작가 유영재, 일러스트레이터 박재홍, 후각예술가 이정우, 전시기획자 김태언이 각자의 매체를 수평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평가다. 사진은 익숙한 이미지를 기록하고 변주했으며, 일러스트는 유머와 상상력을 더했고, 후각예술은 향을 통해 관람객의 몰입을 강화했다. 여기에 전시기획은 모든 요소를 하나의 놀이 규칙 안에서 조율해 관람객 참여형 구조로 완성했다.

박홍재의  회화 작품

 

사과를 바나나로 바꾸는 유쾌한 반전

관람객들은 붓으로 향을 칠하고, 렌티큘러 작품 앞에서 몸을 움직이며, 터치스크린을 클릭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에 참여했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은 바나나를 클릭할 때마다 오리, 옥수수, 호랑이가 등장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열광하며 반복 체험을 즐겼다.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BANANA TAKES OVER!》는 INAS 전체 부스 중 관람객 참여도가 가장 높은 전시로 꼽혔다. 

사진작가 유영재의 작품

 

전시 성과도 눈에 띄었다. 4일간 약 400여 명이 부스를 방문했으며, 작품이 컬렉터에게 소장 확정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 소재 갤러리로부터 협업 전시 제안을 받는 등 향후 전시 기획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관람객들은 “아이와 함께 와서 작품을 만지고 즐길 수 있어 가장 인상 깊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전문가들은 새로운 전시 방식에 주목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낫포유는 “아트페어 속에서 놀이 공간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유머와 몰입의 가치를 직접 경험하길 바랐다”며, 예상보다 많은 참여와 웃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BANANA TAKES OVER!》는 단순히 바나나로 웃음을 유발한 전시가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 속에서 예술의 본질적 가치인 몰입과 경험을 되묻는 실험이었다. 상업적 아트페어의 틀 안에서 놀이와 유머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시도는 한국 동시대 미술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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