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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랑, 픽셀킴 개인전 ‘비행을 위한 기도 _ Pray for a safe flight’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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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애도, 그리고 연대의 메시지를 픽셀 회화로 풀어낸 특별한 전시

노화랑이 오는 2026년 3월 19일부터 4월 19일까지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픽셀킴 개인전 《비행을 위한 기도 _ Pray for a safe flight》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픽셀’이라는 독창적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픽셀킴 작가의 최근 작업 변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공기가 마셔지는 느낌, Mixed media on canvas, 53.0 x 45.5cm, 2026

픽셀킴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 언어와 깊은 몰입의 태도로 주목받아 온 작가다. 1995년생인 그는 다운증후군을 지닌 장애 예술가로, 작업에 대한 높은 집중력과 감각을 바탕으로 회화, 출판, 협업 프로젝트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노화랑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이번 전시는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작가와 화랑이 다시 한 번 깊이 있는 예술적 영감을 이어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날들이 아주 기뻐, Mixed media on canvas, 72.7 x 60.6cm, 2026 

픽셀킴은 2015년 첫 개인전 《두드림 금색 달빛 밤》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해 왔으며, 국내를 넘어 해외 프로젝트와 워크숍에도 꾸준히 참여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장해 왔다. 또한 2021년에는 『나는 직관적인 노래를 잘 부릅니다』를, 2024년에는 『불타는 고민』을 출간하며 시각예술을 넘어 문학적 표현으로도 작업 영역을 넓혀왔다.

기다려주는 이 세상, Mixed media on canvas, 72.7 x 90.9cm, 2026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픽셀’ 언어를 바탕으로, ‘혼돈’이라는 주제를 한층 확장된 화면으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그 출발점에는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 참사 이후 작가가 미디어를 통해 받은 충격과 애도의 감정이 놓여 있다. 일상을 촘촘히 나누고 자신만의 규칙 안에서 삶을 구성해 온 픽셀킴에게 이 사건은 커다란 충격과 혼돈으로 다가왔고, 그 감정은 점차 작업 속으로 스며들어 회화적 언어로 전환되었다.

봄 클래식, Mixed media on canvas, 60.6 x 72.7cm, 2025

작가에게 화면은 단순히 사건을 재현하는 공간이 아니다. 사고의 충격과 슬픔을 풀어내는 과정은 곧 수행적 애도의 행위가 되었고, 시간이 흐르며 사건의 시작점과 감정의 명확한 경계를 잃어가면서도 애도의 태도를 멈추지 않는 작가의 모습은 깊은 인간적 연대와 이타성으로 읽힌다.

나무와 추억 속, Mixed media on canvas, 53.0 x 45.5cm, 2026

전시장에 펼쳐지는 화면은 세계지도를 연상시키는 구조를 띤다. 픽셀킴 특유의 색감으로 채워진 대륙의 형상들 사이로 원형의 펜선이 유기적으로 교차하며, 단절과 연결이 동시에 존재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는 단순한 지리적 이미지가 아니라, 상실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관계와 연대의 은유로 해석된다. 이처럼 작가는 ‘혼돈’을 파괴와 붕괴의 상태로만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나에게로 다가오는 길, Mixed media on canvas, 91.0 x 116.8cm, 2026

전시 제목 《비행을 위한 기도 _ Pray for a safe flight》 역시 이러한 맥락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이번 전시는 불확실한 시대를 통과하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기도의 형식이다. 픽셀킴은 자신이 감각하고 수용한 동시대의 풍경과 분위기를 특유의 색채와 구조로 직조하며, 개인적 애도를 시대적 문제의식으로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자신이 서 있는 자리와 우리가 함께 지나고 있는 시대의 단면을 다시금 성찰하게 된다.

땅의 메아리, Mixed media on canvas, 91.0 x 116.8cm, 2026

픽셀킴의 회화는 언뜻 추상적이지만, 그 안에는 매우 구체적인 감정과 관계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는 장애 예술이라는 범주를 넘어, 동시대 미술이 사회적 상처와 집단적 애도, 그리고 회복의 가능성을 어떻게 품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푸른 지구, Mixed media on canvas, 130.3 x 162.2cm, 2026

노화랑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픽셀킴 작가가 최근 마주한 감정의 변화와 작업 세계의 확장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라며 “픽셀이라는 조형 언어를 통해 감정과 서사를 깊이 있게 확장해 온 작가의 회화 세계를 직접 만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 개요
 

작가명: 픽셀킴
전시명: 《비행을 위한 기도 _ Pray for a safe flight》
전시기간: 2026년 3월 19일(목) ~ 4월 19일(목)
장소: 노화랑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4
문의: 02-732-3558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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