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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곤 초대전 ‘존재 조건’, 서울 목동 구구갤러리서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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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와 재구성으로 인간의 본질 탐구…대형 인물상·조형물 등 50여 점 선보여

인간의 내면과 존재의 본질을 강렬한 조형언어로 탐구해 온 김희곤 작가의 초대전 ‘존재 조건’이 오는 7월 22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 구구갤러리에서 열린다.

김희곤 초대전 전시포스터

‘2026 구구갤러리 특별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김희곤 작가가 3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자 열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인간의 존재 이유와 생존 조건, 상처와 소멸, 욕망과 고요의 문제를 회화와 드로잉, 입체조형 등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 5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인 ‘존재 조건’은 인간을 하나의 고정된 형상이나 완성된 실체로 바라보지 않고, 끊임없이 흔들리고 해체되며 다시 구성되는 존재로 인식하는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김희곤은 인체와 얼굴을 왜곡하거나 분절하고, 때로는 화면을 뚫고 잘라내면서 익숙한 인간의 이미지를 낯선 형태로 전환한다.

 

작가는 “이미지를 파괴하기 위해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익숙한 인식의 틀을 해체하고자 한다”고 밝힌다. 작품 속 인물은 구체적인 한 사람의 초상이라기보다 상처와 불안, 고독과 욕망을 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모습에 가깝다.

 

이번 전시에서는 2m가 넘는 대형 인물상 두 점을 비롯해 철판으로 제작한 인체 조형물 4점, 드로잉 20여 점 등이 공개된다. 숯가루와 미술잡지, 깨진 거울, 레진, 컬러 강판, 아크릴 물감 등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 재료들이 인간의 불완전성과 불안정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조형 요소로 활용됐다.

Self 9  2026  나무패널, 미술잡지, 숯가루, 아크릴 미디엄  122.0 × 244.0 cm 

특히 ‘Self 9’은 미술잡지와 숯가루, 아크릴 미디엄으로 제작된 244㎝ 높이의 인체 형상을 통해 지워지고 덧씌워지는 자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Self 10  2026  나무패널, 깨진 거울, 레진  122.0 × 244.0 cm

‘Self 10’은 깨진 거울 조각을 인물의 신체 위에 결합해 관람자의 모습과 주변 풍경이 작품 안에서 끊임없이 분열되고 재구성되도록 했다.

 

검은 인체의 형상이 흰 화면 위에 길게 늘어선 작품에서는 무거운 물질감과 흘러내리는 흔적이 공존한다. 인물의 신체는 온전히 연결되지 않고 부분적으로 비어 있거나 찢겨 있으며, 이는 인간 존재의 결핍과 상처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붉은 흔적 1  2026  아크릴릭, 캔버스  116.8 × 91.0 cm 

‘붉은 흔적 1’은 화면 전체를 뒤덮은 붉은 색채 속에 인물의 실루엣을 희미하게 배치한 작품이다. 인물은 배경에 스며들 듯 나타나며, 신체 내부의 찢어진 흔적은 존재의 상처와 불안을 상징적으로 환기한다.

재구성된 존재 2  2026  아크릴릭, 캔버스  53.0 × 45.5 cm 
재구성된 존재 3  2026  아크릴릭, 캔버스  53.0 × 45.5 cm
푸른 사이 2  2026  아크릴릭, 캔버스  72.7 × 60.6 cm 

‘재구성된 존재’ 연작과 ‘푸른 사이 2’에서는 인물의 얼굴과 신체가 검정과 흰색의 면, 절개된 캔버스, 겹쳐진 천 조각으로 표현된다. 작가는 화면의 비어 있는 공간까지 작품의 일부로 활용하면서 존재와 부재, 드러남과 감춤 사이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나는 오늘 밤 16발의 총알로 나를 살해했다  2021  칼라강판, 전동드릴 가공  80.2 × 111.0 cm

칼라강판을 전동드릴로 가공한 ‘푸른 자화상’과 ‘나는 오늘 밤 16발의 총알로 나를 살해했다’에서는 회화의 평면성과 조각의 입체성이 결합된다. 차갑고 단단한 금속 표면 위에 새겨진 선과 구멍은 상처의 흔적이자 존재를 증명하는 기록으로 읽힌다.

푸른 자화상  2021  칼라강판, 전동드릴 가공  53.0 × 65.1 cm 

김희곤은 작가노트를 통해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을 “존재와 비움, 생성과 소멸, 욕망과 고요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사유의 기록”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인간의 상처를 마주하는 작업을 통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누고자 한다고 밝힌다.

 

구구갤러리 구자민 대표는 평택의 베아트 아트센터와 김희곤의 작업실에서 작품을 처음 접했을 당시 강한 전율을 느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던지는 ‘존재 조건’이라는 질문 앞에서 관람객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희곤 작가

김희곤 작가는 건국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수학한 뒤 서원대학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오랜 기간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왔으며, 현재는 평택을 기반으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 평택 베아트센터와 수원 갤러리그림시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존재의 심연에 대한 인식과 투사’, ‘존재의 시선’, ‘존재의 여백’, ‘존재의 귀향’, ‘김희곤 프로젝트’ 등 인간 존재를 주제로 한 개인전을 지속해 왔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경기아트섬페스타, 경기상상캠퍼스 ‘개는 뼈다귀를 훔쳤다’, 부평아트센터 ‘지구와 함께 걷는 예술’, 수원시립미술관 ‘행국유람 행행행’, 창원아시아미술제, 파리 Serge Panigel Gallery 전시, 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LA Art Festival 등이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해체되고 상처 입은 신체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지를 질문한다. 낯설고 때로는 불편하게 다가오는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나는 어떤 조건 속에서 존재하는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건넨다.

김희곤 초대전 전시포스터

전시 개요

전시명: 2026 구구갤러리 특별기획 김희곤 초대전 ‘존재 조건’

전시기간: 2026년 7월 11일~7월 22일

오프닝: 2026년 7월 11일 오후 4시

전시장소: 구구갤러리

주소: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중앙서로9길 30

전시작품: 회화, 드로잉, 인체 조형물 등 약 50점

관람문의: 구구갤러리 02-2643-9990

홈페이지: www.gugugallery.co.kr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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