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련 개인전 《주련의 딱지: 시간을 접다》…접히고 쌓인 시간이 거대한 기억의 풍경으로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손끝으로 접어보았던 ‘딱지’가 시간과 기억을 담아내는 하나의 조형 언어로 확장된다.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는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1일까지 경남 양산 스페이스 나무 오로라 갤러리에서 노주련 작가의 개인전 《주련의 딱지: 시간을 접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유년기의 익숙한 놀이였던 딱지를 지속적으로 조형 작업으로 발전시켜 온 노주련 작가가 종이를 접고, 포개고,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 시간과 기억의 흔적을 시각화한 자리다. 작가에게 종이를 접는 행위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노동과 사유가 축적되는 과정이며, 그렇게 쌓인 시간은 작품의 화면 안에서 하나의 기억으로 자리한다.
10m 화면에 펼쳐진 기억의 연속…〈그린 그리움〉
전시의 중심에는 190×1,000cm에 이르는 대형 작품 〈그린 그리움〉이 놓인다. 수많은 비단 딱지를 하나씩 접고 연결해 완성한 작품으로, 각각의 작은 딱지는 작가에게 하나의 기억이자 시간의 단위로 기능한다. 개별적인 조각이 반복되고 이어지면서 사적인 기억은 점차 하나의 거대한 풍경으로 확장된다.
‘그린’이라는 색채 역시 작품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노주련은 작가노트에서 “초록은 자라나는 색이다”라고 밝히며 전통 오방색의 청색과 오원소 가운데 목(木)이 지닌 생명과 성장의 의미를 작업에 연결한다. 지나간 기억을 고정된 과거로 두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라나고 변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작가는 〈그린 그리움〉에 대해 작은 딱지 하나하나를 하나의 기억이자 시간의 단위로 설명한다. 반복적으로 접히고 쌓이는 과정 속에서 개인의 기억이 하나의 거대한 풍경으로 확장되고, 초록은 기억이 다시 성장하는 색으로 작동한다.
작품 속 기억과 창밖의 자연이 만나는 공간
전시가 열리는 스페이스 나무 오로라 갤러리 역시 이번 작업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갤러리 창 너머로 보이는 한옥과 자연의 풍경은 실내의 작품과 또 다른 시간적 층위를 형성한다. 관람객은 작가가 오랜 시간 손으로 접고 축적해 완성한 정적인 작품과 계절
과 빛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자연의 풍경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다.
작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기억의 풍경’과 현재 진행형인 자연의 풍경이 한 공간에서 마주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하는 독특한 감각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노주련은 작가노트를 통해 이러한 작업의 핵심을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접히고, 쌓이고, 다시 펼쳐진다”고 표현한다.
‘딱지’에서 시작된 지속적인 조형 실험
노주련 작가는 딱지와 큐브, 반복적인 접기와 축적의 행위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2022년 갤러리폼에서 개인전 ‘Mirroring’을 개최한 데 이어 2023년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에서 ‘Mirror Cube II’, 2024년 독일 베를린 PG Gallery에서 ‘Mirror Cube in Berlin’, 2025년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에서 ‘구르기 좋은 날!’을 선보였다. 2026년에는 서울 인사아트센터 부산갤러리에서 열린 ‘오늘의 작가전’ 청년작가전 수상전에 참여했다.
이번 《주련의 딱지: 시간을 접다》는 그동안 작가가 지속해 온 ‘접기’와 ‘반복’, ‘기억’에 관한 탐구를 보다 확장된 공간과 규모로 보여주는 전시다. 작은 종이 조각이 반복적인 손의 노동을 거쳐 하나의 거대한 화면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개인의 기억이 축적되고 다시 해석되는 시간의 구조와 맞닿아 있다.
관람객에게도 이번 전시는 자신 안에 접혀 있던 기억과 시간을 다시 펼쳐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개요
전시명 : 노주련 개인전 《주련의 딱지: 시간을 접다》
전시기간 : 2026년 9월 20일(일) ~ 10월 1일(목)
전시장소 : 스페이스 나무 오로라 갤러리
주소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충렬로 1733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7시
휴관 : 매주 월요일
주최·기획 :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2026 전속작가지원사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