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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누보, ‘Layers of Fantasy_환상에 대한 환상’ 고영우 개인전 개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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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누보, ‘Layers of Fantasy_환상에 대한 환상’ 고영우 개인전 개최 !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서귀포 출신 고영우 작가의 45년 작품 세계 전체적으로 조망한 개인전
크레파스 작품부터, 드로잉, 유화 인물 군상 최신작까지 50여점 전시
고영우 개인전 포스터 / 갤러리 누보 제공
고영우 개인전 포스터 / 갤러리 누보 제공

제주돌문화공원 안에 있는 갤러리 누보(대표 송정희)에서는 고영우 작가의 45년 작업세계를 보여주는 기획전 ‘Layers of Fantasy_ 환상에 대한 환상’이 4월 1일(화)부터 5월 31일(토)까지 두 달간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0~90년대 20년간 몰두한 작가의 크레파스 작품과 드로잉, 2000년대 이후 유화로 그린 모노톤의 인물 군상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고영우 작가의 독특한 화풍을 보여주는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크레파스 기법으로 작업한 작품의 대부분은 10명이 넘는 소장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전시가 가능했다. 또, 1970년대 커피를 재료로 작업한 작품 등 그동안 작가가 탐구해온 실험적 작품들도 처음 선보인다.

고영우, 너의 어두움, 크레파스 / 갤러리 누보 제공
고영우, 너의 어두움, 크레파스 / 갤러리 누보 제공

서귀포 출신 고영우 작가는 ‘우울한 환상’ ‘흔들리는 존재, 너의 어두움’을 주제로 40년 넘게 ‘인간의 내면’에 천착해 왔다. 인물을 주로 그리게 된 이유이다. 그 인물은 나일 수도, 너일 수도, 우리가 될 수도 있는, 그가 바라본 인간에 대한 사유이자 성찰의 흔적들이다.

고영우, 너의 어두움, 크레파스 작업 / 갤러리 누보 제공
고영우, 너의 어두움, 크레파스 작업 / 갤러리 누보 제공

화풍의 변화도 흥미롭다. 초기 크레파스 작업이 작가의 내밀한 감정을 다양한 색과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했다면, 2010년대에 들어서면 단순화된 직선의 인물 군상들이 모노톤의 색면 형태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고영우, 우울환 환상, 1981, 크레파스 / 갤러리 제공
고영우, 우울환 환상, 1981, 크레파스 / 갤러리 제공

고영우 작가는 공황장애로 인한 불안 증세로 60년 이상 고통받아 온 자신의 내면을 깊이 탐색하며 그림을 탈출구로 삼아왔다. 작가는 그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서귀포의 구시가지 ‘솔동산’ 일대의 터전을 중심으로 반경 2~3km, 멀게는 5km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서귀포에서 제주시를 가 본 지도 60년 전이다. 이런 작가의 삶과 작업은 결코 분리될 수 없었다. 그는 “내 작품의 본질은 인간의 고립된 내적 고통이다. 슬픔, 상실, 모호성, 나약함” 이라고 설명한다. ‘너의 어두움’ 시리즈는 이런 탐색의 과정으로 시작된 것이다. 어둠의 의식 속으로 깊이 들어가, 작가 자신을 탐색하며 존재의 근원적 의미를 성찰하며 평생을 그림에 전념했다.

고영우, 너의 어두움, 유화 / 갤러ㅣ 누보 제공
고영우, 너의 어두움, 유화 / 갤러ㅣ 누보 제공

인간의 불안이나 어두움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온 이유에 대해 고영우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슬픔은 인간이 지닌 원초적이고, 극히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언급하며, “연작 「너의 어두움」은 그 누구나 품고 있는 영역의 이면으로,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에는 어두움이 존재한다. 나는 어두움과 눈물을 그리며 인간의 선한 것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드로잉 고영우 / 갤러리 누보 제공
드로잉 고영우 / 갤러리 누보 제공

고영우는 성당의 ‘종지기’ 화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에게 그림과 신앙은 그를 떠받치는 두 축이 되었다. 방치된 종을 스스로 선택해서 40년 이상 저녁 6시면 어김없이 성당에서 종을 치는 행위를 그는 “병약한 나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설명한다. 종탑에서 울려 퍼지는 만종의 종소리는 그에게 “감사의 경배이자” “생명에 대한 고귀함과 위로를 주고 싶다,”는 삶에 대한 예찬이다. 이는 곧 작가가 그림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바램이기도 하다.

고영우, 너의 어두움, 유화 / 갤러리 누보 제공
고영우, 너의 어두움, 유화 / 갤러리 누보 제공

고영우 작가는 부친으로부터 그림을 배웠다. 그의 아버지 故 고성진(1920~2016) 화가는 일본 동경의 태평양미술학교를 졸업한 제주 1세대 작가이자 시인이었다. 작가는 아버지의 권유로 홍익대 미술대학을 진학했으나, 공황장애 악화로 3년 수료 후 제주로 내려와 작품 활동에만 매달렸다. 아버지를 통해 그는 그림뿐만 아니라 문학과 음악, 철학에도 눈을 뜨게 되었다. 그런 아버지의 정신적 유산은 작가가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인식과 탐색에 깊이를 더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누보 송정희 대표는 “고영우 작가를 아끼는 다수의 소장자들이 작품을 출품해주어 이번 전시가 성사될 수 있었다,” 며, “소장자들 한 분 한 분을 만나 소장하게 된 연유를 듣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큰 보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고영우 작가에 대한 아카이빙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시 기간 동안 “소장자들과의 대화”의 시간과 전시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이다. 다만, 제주돌문화공원 입장료를 내야 한다. 제주돌문화공원과 갤러리 누보는 월요일 휴관이다. 전시 관람은 오전 9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가능하다.

 

전시 문의 (누보) 064-727-7790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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