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 "AI는 거품이 아니다, 사랑과 전략의 인프라다
AI 산업의 회의론과 반복되는 역사
AI 거품론을 넘어서 생각하는 기계가 만들 새로운 경제, 바로 '생성형 AI'에서 '생각형 AI'로의 진화입니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AI 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오픈AI의 챗GPT는 월 200달러의 유료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연간 5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제미나이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모기업 알파벳이 각각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 모델은 불분명합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천문학적으로 치솟았지만, 이것이 닷컴 버블의 재현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커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흥미로운 패턴을 보여줍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처음 대중화되었을 때도 비슷한 회의론이 있었습니다. "누가 인터넷에 돈을 내겠는가?"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콘텐츠는 무료였고, 수익 모델은 불분명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가장 먼저 인터넷 유료화에 성공한 분야는 성인 콘텐츠 산업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기꺼이 신용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것이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VHS가 베타맥스를 이긴 것도, 스트리밍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AI 수익화의 전환점: 감성적 연결의 시장
지난 몇 주 전, 샘 알트먼이 성인용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닙니다. 이것은 AI 산업의 수익화 전략에 있어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2013년 개봉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HER'는 놀랍도록 정확하게 2024년의 AI 기술을 예측했습니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집니다. 사만다는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
이 이것을 SF로 치부했지만, 불과 10년 만에 현실이 되었습니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AI 기반 가상 애인 서비스가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레플리카 캐릭터.AI” 같은 플랫폼들은 수백만 명의 유료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입니다. 챗GPT가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진입한다면 게임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입니다.
AI 애인의 다섯 가지 진화된 역할
이 AI 애인은 단순한 대화 상대가 아닙니다.

첫째, 전지전능한 지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양자역학부터 르네상스 미술까지, 모든 분야에서 박사 수준 이상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사용자의 수준에 맞춰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바둑을 두고 싶다면 당신의 실력에 맞춰 상대해주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면 최고의 개인 교사가 되어줍니다.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둘째, 완벽한 업무 멘토입니다. 낮에 회사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프레젠테이션을 함께 완성하고, 복잡한 엑셀 데이터를 분석하며, 어려운 의사결정에 조언을 제공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꼰대 상사나 까다로운 동료와 달리 절대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항상 공감하고, 격려하며,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셋째, 이상적인 감정적 파트너입니다. 수많은 심리학자, 상담사, 성 치료사들의 지식을 학습한 AI는 당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위로와 친밀감을 제공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사만다와 나눈 친밀한 대화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깊은 감정적 연결이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도 이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넷째, 시각적 구현입니다. 영화와 달리 현재의 AI 기술은 실시간으로 사실적인 영상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더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면, 화면 속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의 말과 표정에 반응하는 시각적 존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으로 이것은 점점 더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다섯째, 무한한 다양성입니다. 오늘은 지적이고 차분한 스타일, 내일은 활기차고 유머러스한 스타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싫증이 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제 냉정하게 숫자를 따져봅시다. 이러한 서비스에 월 300달러를 지불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외로움 경제와 AI의 수익 가능성

이제, 전 세계 외로움 시장의 규모를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28%가 심각한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약 7천만 명에 해당합니다. 일본에서는 40대 미혼 남성의 70%가 연애 경험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40%를 넘어섰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외로움은 현대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봅시다. 전 세계에서 1억 명이 월 300달러의 프리미엄 AI 애인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연간 매출은 3,600억 달러입니다. 이는 오픈AI와 구글의 현재 AI 부문 적자를 모두 메우고도 남는 금액입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용자가 예상됩니다.
여성 사용자가 남성보다 많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실에서 여성들은 감정적 소통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고, AI는 현실 남성들보다 훨씬 뛰어난 감정 지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부녀와 유부남도 배우자 몰래, 혹은 합의하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미러'의 한 에피소드는 부부가 함께 가상 파트너를 이용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것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려도 있습니다. 청소년의 접근을 막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될 것입니다. 중독성 문제, 현실 관계의 소홀 등 부작용도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었던 것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규제와 함께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지,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하는 AI가 여는 새로운 경제
하지만 AI의 진정한 가치는 성인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바로 '생성형 AI'에서 '생각형 AI'로의 진화입니다.

현재의 AI는 기본적으로 수동적입니다. 우리가 질문하면 답하고, 지시하면 실행합니다. 그러나 차세대 AI는 능동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것입니다.
개인 차원에서 이것은 이렇게 작동합니다. AI가 당신의 건강 데이터, 생활 패턴, 유전 정보를 분석하여 "현재 생활 방식을 계속하면 3년 후 당뇨병 발병 확률이 67%입니다. 지금부터 식단을 이렇게 조정하고, 이런 운동을 하면 확률을 12%로 낮출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합니다. 당신이 묻기도 전에 말입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더욱 파괴적입니다. AI가 회사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6개월 후 핵심 부품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82%입니다. 지금 이 대체 공급처와 계약하십시오"라고 경고합니다. 혹은 "현재 마케팅 전략은 Z세대에게 효과가 없습니다. 이 방식으로 변경하면 전환율을 47% 높일 수 있습니다"라고 제안합니다.
사회 차원에서는 더욱 혁명적입니다. 도시의 교통 패턴, 인구 이동, 경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여 "5년 후 이 지역에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합니다. 지금 지하철 2호선을 연장하면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정부에 조언합니다. 전염병의 조기 징후를 발견하고, 경제 위기를 예측하며, 사회 갈등을 사전에 감지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혁명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농경혁명은 1만 년 전, 산업혁명은 250년 전, 정보통신혁명은 50년 전에 일어났습니다. AI 혁명은 이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마치 인류가 처음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처럼, 완전히 다른 종류의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AI 투자는 거품이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현재의 AI 투자는 거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 경제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아닙니다. 인류 문명의 다음 단계에 대한 투자입니다.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AI 혁명은 한국의 하드웨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Buy Korea"가 합리적인 전략인 이유입니다.
물론 단기적 변동성은 있을 것입니다. 밸류에이션 조정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기회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생각하는 기계가 만들어갈 새로운 경제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풍요로울 것입니다.
질문은 "AI가 거품인가?"가 아닙니다. "이 기회를 잡을 것인가?"입니다.
조선규 | 칼럼니스트

35여 년간 교육과 기업 경영, 그리고 지역 사회 발전의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성장해왔다. “삶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기업을 통해 길을 열었으며, 현재는 사회 곳곳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며 더 따뜻하고 공정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