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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헌의 음악단상 3] 2st. mov. 클래식, 건축된 소리

김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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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1. 기반 / 2. 골격 / 3.디자인 으로 완성된다. 이는 음악에서 1. 형식 / 2. 화성 / 3. 선율 과 각각 매칭된다.

집을 짓기 위해선 건축이 필요하다. 건축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므로, 그 단계를 상세하게 구분하자면 끝도 없지만, 범인(凡人)인 필자의 이해로 분류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기반다지기 / 2. 골격 만들기 / 3. 내외부 디자인하기]. 음악 칼럼의 시작을 뜬금없이 건축으로 한 것은, 아주 유사한 분류를 지니기 때문이다. 소리로만 구성된 예술, 그래서 형체 없이 존재하는 예술인 음악은 나름의 기반/골격/디자인을 통해 우리에게 강한 이해와 설득력으로 전달된다. 이를 음악의 형식, 화성, 선율과 매칭하며 알아보자.
 

건축의 기초는 건물을 짓기 위한 첫 단계이다. 건물은 이 기반이 튼튼해야만 비로소 올라갈 수 있다. 음악에선 형식이 이 역할을 담당한다. 건축의 기반은 건물이 올라갈 튼튼한 기초를 제공하지만, 막상 건물이 다 지어지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음악에서의 형식도 비슷하다. 우리는 소리로 이루어진 시간의 흐름을 음악으로 인식하지, 관념의 산물인 형식은 뒷전으로 보내버린다. 하지만 기초 없는 건물이 없는 것처럼, 형식 없는 음악도 존재하지 않는다. 음악은 형식이라는 기초를 통해 산재한 소리의 덩어리가 아닌 비로소 음악으로서 인식된다. 소리를 음악으로 구성하는 관념의 영역인 형식은 그런 점에서 건축의 기반과 매칭된다. 


골격은 어떨까. 건축의 골격은 이를 토대로 건물의 청사진을 제공하는데, 음악에서는 화성이 이 역할을 한다. 잠시 옆길로 새 보자면, 화성(Harmony)과 화음(Chord)을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흔한데, 실제로 비슷하긴 하나, 다른 의미이다. 화음은 두 개 이상 동시에 울리는 서로 다른 음의 덩어리를, 화성은 이러한 화음의 진행을 의미하니, 이러한 이해를 갖고 설명을 들어보자. 화성의 의미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화음’보다는 ‘진행’이다. 건축이 골격을 통해 어떤 건물이라는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처럼, 화성도 이 진행감을 통해 음악의 구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미솔’, ‘파라도’. ‘솔시레’의 진행을 예시로 보자.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3화음(Triad) 진행, 왜 우리는 이 화음들이 이어지는 것을 공감할까? 우리가 이것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화음들, 즉, 화성임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린 이것을 왜 이해하고 있을까? 분명 문화예술 교육의 영향도 있겠으나, 근본적으로는 이 이해와 공감이 우리 피에 새겨진 본능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세계의 전통음악들이 유사한 화성을 들려주며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렇듯, 인류는 그들의 DNA에 새겨진 화음의 진행, 화성을 기반으로 음악 구성을 인식한다. 여기에 형식이 결부되면서 강력한 설득력 또한 만들어지게 된다. 여담으로, ‘도미솔’, ‘파라도’. ‘솔시레’엔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게끔 하는 기능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는 기회가 될 때 보충하도록 하겠다.

 

마지막, 내외부 디자인이다. 골격을 토대로 세워진 건물의 내/외부를 용도에 맞게 만들어가는 모든 작업, 이 작업을 건물의 디자인으로 이해해 보자. 음악에서는 선율이 이를 담당한다. 벽지 도배, 장판 깔기 및 각종 기본 생활가전이 들어갈 공간 세팅과 붙박이장 설치 등을 통해, 우리는 해당 공간을 단순히 건물의 공실 303호가 아닌 생활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음악 또한 형식과 화성에 기반한 음(Note)의 진행, 선율을 통해 강력한 정체성을 얻는다. 특히 선율과 화성은 우리의 귀에 직접 들리는 것으로, 더욱 강력하게 결부된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화성에서도 어떠한 선율의 흐름을, 선율에서도 화성의 진행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언어적 소리 예술인 음악은 형식과 화성, 선율로 이루어지며, 이는 높고 낮은 음표, 쉼표, 리듬, 강약 등으로 표현된다. 이렇게 구성된 음악을 개인의 것으로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다.

여기까지 건축의 구성에 기반한 음악의 구성을 알아보았다. 각각 전문적 분야이기에 다른 점도 분명히 있으니, 이해를 위한 예시로만 들어주었으면 한다. (그래도 도움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이제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기초 준비가 끝났다. 언어적 소리 예술인 음악은 형식과 화성, 선율로 이루어지며, 이는 높고 낮은 음표, 쉼표, 리듬, 강약 등으로 표현된다. 이렇게 구성된 음악을 개인의 것으로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 행위임을 이해하는 것까지 이해한다면, 이제 아무런 무리 없이 이를 즐길 준비가 된 것이다. 방대한 클래식 레퍼토리를 들을 준비가 된 당신에게, 다음번 내용부터는 필자가 직접 선정한 플레이리스트의 음악을 통해 이 음악은 왜 이렇게 들리는지, 혹은 어떻게 들으면 될지를 소개하려 한다. 공부가 아닌 즐거운 취미의 영역으로서 받아들여지길 바라며, 이후 한 곡 한 곡 이어질 기나긴 여정을 함께해보자.

김의헌 

클래식 음악 작곡가, 음악콘텐츠 제작하는 데이나이트뮤직그룹 운영자

김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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