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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개인전 《소리·울림》, 한글 반포 580돌 맞아 인사동 G&J갤러리서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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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12일…1990년대 문자추상부터 한지·먹 신작까지 50여 점 전시 자음과 모음을 회화적 조형언어로 확장…“문자에서 소리로, 소리에서 울림으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탐구해 온 김동석 작가가 한글 반포 580돌을 기념하는 개인전 《소리·울림》을 오는 10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3층 G&J갤러리에서 개최한다.

김동석 제33화 개인전 포스터

이번 전시는 김동석의 제33회 개인전으로, 1990년대 초기 문자추상 작품부터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활용한 회화, 최근 한지와 먹을 중심으로 제작한 작품과 설치작품까지 5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30여 년에 걸친 작업의 흐름을 통해 문자가 어떻게 회화가 되고, 소리가 되고, 다시 울림으로 확장돼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 제목인 《소리·울림》은 한글을 단순히 읽고 의미를 전달하는 문자체계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하지 않는다. 김동석은 자음과 모음이 지닌 형태와 구조, 획의 방향과 리듬을 회화적 요소로 끌어들여 한글 자체가 지닌 조형성과 생명력을 시각화한다.

 

작품 속 한글은 더 이상 문장을 구성하는 기호에 머무르지 않는다. 하나의 획은 선이 되고, 선은 리듬이 되며, 반복되는 문자들은 화면 안에서 서로 만나고 중첩되면서 또 다른 이미지와 감정을 만들어낸다. 읽는 문자에서 바라보는 문자로, 다시 느끼는 문자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어머니의 사계(겨울,봄,여름,가을) 90x180cmx4set Mixed Media 1996

특히 1996년 제작한 ‘어머니의 사계-겨울·봄·여름·가을’ 연작은 초기 문자추상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각각 90×180cm 크기의 화면에 문자의 흔적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고 흰색과 녹색, 짙은 초록, 붉은 계열의 색을 계절의 이미지와 연결했다. 문자가 화면 전체를 뒤덮으며 하나의 풍경처럼 다가오는 이 작품은 김동석이 오랫동안 탐구해 온 문자와 색, 기억의 관계를 보여준다. 작품 자료에는 이 연작이 1996년 제작된 혼합재료 작품이다.

최근 작업에서는 표현 방식이 더욱 간결하고 근원적으로 변화한다. 한지와 먹이라는 전통적 재료를 바탕으로 거침없는 하나의 획과 점, 원, 수평과 수직의 움직임을 화면에 남긴다. 문자 자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한글의 생성 원리와 획의 움직임, 쓰는 행위에서 발생하는 힘과 호흡을 추상적인 회화 언어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전시 전경

‘하늘(天)·땅(地)·사람(人)’을 주제로 한 작품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먹의 강렬한 흔적과 여백이 대비되고, 붓질의 시작과 끝에서 발생하는 번짐과 튐은 고정된 문자보다 ‘쓰는 순간’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작가는 한글이 지닌 정신과 조형적 질서를 현대회화의 언어 안에서 새롭게 읽어낸다.

자음문자추상  80.3x 80.3cmx4set 캔버스 & 한지에 먹 2024

2024년 제작된 작품에는 ‘하늘(天)-스물여덟 개 항성의 별자리’, ‘땅(地)-대지의 노래’, ‘사람(人)-어울림’을 비롯해 한글 자음 ㅂ·ㅅ·ㅍ·ㅋ과 모음을 바탕으로 한 문자추상 작업 등이 포함된다. 캔버스와 한지, 먹을 결합한 이들 작품은 한글이라는 익숙한 문자에서 최소한의 선과 구조를 추출하고 이를 새로운 시각적 질서로 전환한다.

모음문자추상 90x 90cmx4set 캔버스 & 한지에 먹 2023

김동석의 작업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울림’이다. 글자는 소리를 담고 있지만 그의 화면에서 소리는 청각적인 차원을 넘어 시각적인 진동으로 전환된다. 하나의 획과 다른 획이 만나고, 검은 먹과 흰 여백이 부딪히며, 서로 다른 형태가 관계를 맺는 순간 화면에는 보이지 않는 리듬이 형성된다.

 

이번 전시는 이를 “문자에서 소리로, 소리에서 울림으로”라는 흐름으로 풀어낸다. 한글을 읽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형태를 바라보고, 화면 속에서 생성되는 감각과 정서까지 경험하도록 관람객을 초대한다.

 

한글 반포 580돌이라는 시점도 전시에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작가는 세계적으로 독창성을 인정받는 한글을 과거의 문화유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동시대 미술의 살아 있는 조형언어로 제시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관람객이라도 문자 형태와 획, 색채와 리듬을 통해 작품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문자와 언어의 차이를 넘어 국내외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서로 다른 소리가 어우러져 하나의 울림을 이루는 소통의 가치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한다. 

 

김동석의 작품 세계는 문자추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연결된다. 월간미술 심지언 편집장은 작가론에서 김동석의 30년 작업을 하나의 세계를 구축한 뒤 다시 스스로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바라보며, 한지와 먹, 한글이라는 익숙한 재료에서 현대인을 위한 따뜻한 언어와 휴머니즘을 발견하는 작업으로 평가했다. 

김동석 작가

김동석은 1965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으며, 고암 이응노 작품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북경, 미국 LA 등에서 33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서울·부산·상하이·홍콩·뉴욕·덴마크·싱가포르 등에서 45회의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기획초대전과 단체전에도 650여 회 참여했다.

 

추계예술대학교, 백석예술대학교, 삼육대학교, 전남대학교, 동국대학교 등에서 후학을 지도했으며 한국미술협회 사무국장과 송파지부장, 송파미술가협회 회장, 한국예총 송파구지회 초대회장 등을 역임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양평군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김환기미술관, 서울아산병원, 프랑스 대통령궁 등 국내외 기관과 단체에 소장돼 있다. 

 

김동석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이 오랫동안 천착해 온 ‘문자’라는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1990년대의 문자추상에서 출발한 한글은 30년의 시간을 지나 한지와 먹, 거대한 붓의 움직임과 여백을 만나며 새로운 회화적 언어로 변화했다.

 

하나의 획이 문자가 되고, 문자가 소리가 되고, 그 소리가 사람의 마음에 닿아 울림이 되는 과정.

힘든시간 나를 지켜준것 믿음이었어 90x90cm Mixed Media 2022

한글 반포 580돌을 맞아 열리는 김동석의 《소리·울림》은 한글을 ‘읽는 문자’에서 ‘보는 예술’로 확장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한글 안에 얼마나 풍부한 조형의 세계가 숨어 있는지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전시개요

전시명 : 한글 반포 580돌 기념 김동석 개인전 《소리·울림》
작가 : 김동석(KIM DONG SEOK)
기간 : 2026년 10월 7일(수) ~ 10월 12일(월)
장소 : G&J갤러리, 인사아트센터 3층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문의 : G&J갤러리 02-737-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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