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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산의 책다락 15]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

효산 남순대 시인
입력
통섭의 시대, 21세기 지식 혁명은 이 책에서 시작된다!

■책 소개
 

"이 책의 주제는 한마디로 지식이 갖고 있는 본유의 통일성이다. 지식은 과연 본유의 통일성을 지니는가? 인간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을까 싶다. 나는 이것이 철학의 중심 논제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다수의 진리가 존재하는가? 지식은 언제까지나 자연과학,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으로 나뉘어 있을 것인가? 그래서 과학과 종교는 영원히 각각의 진리 영역에만 예속되어 있을 것인가?"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책의 원제는 <Consilience>. "서로 다른 현상들로부터 도출되는 귀납들이 서로 일치하거나 정연한 일관성을 보이는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옮긴이는 이를 '큰 줄기'라는 뜻의 통(統)과 '잡다'라는 뜻의 섭(攝)을 합쳐 만든 말, 으로 옮겨 제목을 달았다.

 

제목이 단적으로 드러내듯 책은 '인간 인식/지식의 대통합'에 대해 논한다.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지식들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것이 주요 주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해'이지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며, 이해란 본래 통합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지식의 자유로운 소통을 막는, 분과 학문들 간의 벽을 넘어, 다른 학문에 대한 무지로 인한 오해, 한 용어를 다른 학문의 용어로 옮기는데 있어 비롯되는 혼란 없이 전체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얼핏 어려울 듯한 내용을 여러 학문들을 넘나들며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그게 바로 지은이가 말하는 '통섭'임을 알 수 있다. 매끄러운 번역이 이해를 돕는다. 

■서 평
 

올 2025년은 특수 상대성 이론 탄생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기적의 핵(ANNUS MIRABILIS)’라고도 불리는 1905년 아인슈타인은 그때까지 물리학계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브라운 운동, 광전 효과, 특수 상대성 효과를 해명하는 논문을 잇달아 발표하여 고전 역학과 전자기학을 하나로 묶고, 고전 역학과 양자역학 사이에 다리를 놓아 ‘통합 물리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기틀 위에서 20세기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 된 물리학 혁명이 시작되었다. 

 1975년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의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이 출간되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만물의 영장’ 인간을 다른 동식물과 같은 위상으로 끌어내리고 생물학 및 진화적 관점으로 해석해 냈다. 그의 이 개척자적 모험과 도전은 수많은 반발을 야기했고, 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같은 유관 분야를 논쟁의 폭풍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지난 30년 동안 진행된 사회생물학 논쟁은 학문적 논의 안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기존의 형이상학적 사고를 증발시켜 버렸고,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인간행동유전학 등의 ‘통합 과학’들을 발전시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을 사회적?생물학적 존재로서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에드워드 윌슨은 이후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 '생명의 다양성(The Diversity of Life)' 등을 출간하여 인간 본성에 대한 ‘통합 과학적 이해를 대중적으로 확산시켜 왔다. 이번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사이언스 클래식' 6권으로 출간된 '통섭: 지식의 대통합(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은 '사회생물학'의 출간 이래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이라는 ‘두 문화’ 사이에 놓인 거대한 틈을 메워 온 에드워드 윌슨의 노력이 집대성되어 있는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연구자들이 인간의 지식이 본질적으로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협력 연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20세기의 물리학 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통일된 연구 속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한 이해와 인간 외부 세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에 근거한 21세기적 지식 혁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전망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위해 서구 학문의 큰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다양한 가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가지들 속에 숨어 있는, 그렇지만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간과했던 지식 통합의 가능성을 찾아내 명확하게 보여 준다. 

서구 학문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세계관에서 출발하여 근대 학문과 과학의 모체가 되었던 계몽주의를 거쳐 현대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 종교 이론에까지 이르기까지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전망 속에서 인간의 지적 모험을 통시적?공시적으로 아우르는 에드워드 윌슨의 이 책은 그의 하버드대 동료 교수인 제럴드 홀턴의 말대로 “파편화되어 있는 오늘날 지식 세계의 풍경을 진정 새로운 방식으로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높은 고지대로 이끌어 준다.” 

통섭의 시대, 21세기 지식 혁명은 이 책에서 시작된다! 이 시대의 지적 거인 에드워드 윌슨이 제시하는 현대 학문의 위기와 전망 20세기의 학문의 역사에서 언제나 논쟁의 중심에 섰던 에드워드 윌슨은 이 책에서 자신의 지식의 대통합 전망을 한마디로 응축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어를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통섭(統攝, cosilience)'이다. 이 개념은 20세기 지식의 파편화 시대 이후 잊혀졌던 윌리엄 휴월(William Whewall)의 ‘consilience'를 부활시킨 것이다. 휴월이 그의 '귀납적 과학의 철학(The Philosophy Of The Inductive Science)'에서 사용한 이 개념은 ’함께 넘나듦(jumping together)‘이라는 뜻의 라틴 어 'consiliere'에서 가져온 것으로 “설명의 공통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사실에 기반한 이론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하는 것”을 뜻한다. 

지식의 통합 전망을 갖춘 학문의 세계와 지식의 통합 전망을 갖추지 못한 학문 세계를 구별될 학문의 역사에 에드워드 윌슨은 이 개념을 하나의 이정표로 제시한다.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인 서울 대학교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옮기면서 윌슨과 휴월의 ‘consilience' 개념을 ’통섭‘으로 번역한다. 웬만한 영어사전에 없는 단어를 웬만한 국어사전에 없는 ’통섭‘으로 번역한 이유는 최재천 교수가 '옮긴이 서문'에서 밝힌 것을 보면 명확하게 이해된다. 통섭은 대만 중화 학술원에서 펴낸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과 일본 학자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가 편찬한 『한화대사전(漢和大辭典)』에 비교적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것처럼 ‘큰 줄기’ 또는 ‘실마리’라는 뜻의 통(統)과 ‘잡다’ 또는 ‘쥐다’라는 뜻의 섭(攝)을 합쳐 만든 말로서 ‘큰 줄기를 잡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삼군(三軍)을 통섭하다.”는 경우와 같이 ‘통리(統理)’ 즉 ‘장관’이라는 뜻을 지닌 정치 제도적 용어이기도 하다. 그럴 경우에도 그 뜻은 “모든 것을 다스린다.” 또는 “총괄하여 관할하다.”이므로 그런대로 잘 들어맞는 것 같다. 사실 윌슨은 “사물에 널리 통하는 원리로 학문의 큰 줄기를 잡고자” 이 책을 저술한 것이니 그의 consilience에는 전자(通涉)와 후자(統攝)의 개념이 모두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우리말로 ‘통섭’이라고 할 때에는 구태여 이 둘을 구별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혼동을 줄이기 위해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 최재천, '옮긴이 서문'에서 

그렇다면 에드워드 윌슨과 옮긴이들이 내세우는 지식의 대통합, 통섭(consilience)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질 수 있는가? 이 책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한 지적 모험담이다. 21세기의 학문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양분되고 사회과학은 생물학과 인문학에 흡수될 것이다 그리고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려는 인간 지성의 위대한 도전을 계속될 것이다! 

에드워드 오스번 윌슨 (Edward Osborne Wilson, 1929~2021)

●에드워드 오스번 윌슨
(Edward Osborne Wilson, 1929~2021)


미국의 생물학자로, 개미 연구와 사회생물학, 섬생물지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저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 1978), The Ants(1990) 로 퓰리처상 논픽션 부분에서 각각 1979년, 1991년 총 2회 수상하였다.
 

앨라배마주 출신으로 회계사인 아버지를 두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을 해서 경제적인 문제로 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아버지가 이직을 자주 해서 전학도 잦았고 학창시절 동안 거의 혼자 자연을 관찰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에 친아버지가 권총 자살을 하게되고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어머니는 대학교를 가라고 독려해주고 어머니가 재혼한 새아버지도 학비를 부담해주어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학사를 취득하였다.

그리고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교수의 추천으로 테네시 대학교 석사과정을 밟게 되는데 이때 개미 생태를 전공하던 하버드 대학교 조교수인 윌리엄 브라운을 만나게 되었고 그가 "이 학생은 테네시 대학교 학생이 아니라 하버드 대학교 학생입니다."라고 추천하여 하버드 대학교 윌리엄 카펜터 교수의 지도로 하버드 박사를 취득한 뒤 학자의 길을 걷는다.

20분 만에 읽는 명저 한 권! 『통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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