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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조각가 -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공공 프로젝트 주목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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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 역사적 공간과 현대 조각 ‘유기체(Organism)’의 만남 베니스 산 클레멘테에서 펼쳐지는 김승환의 ‘유기체’ 프로젝트

이탈리아 베니스 라군의 프라이빗 아일랜드 이솔라 디 산 클레멘테(Isola di San Clemente)에서 한국 조각가 김승환의 장기적인 장소 특정적(site-specific) 설치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어 미술계의 화제다.

 12세기부터 역사를 품어온 산 클레멘테 교회가 자리한 이 섬은 현재 산 클레멘테 팰리스 베니스(San Clemente Palace Venice)로 운영되며,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전 세계 방문객을 맞이하는 문화 공간으로 기능한다.
 

Organisms in Nature_Seung-Hwan KIM, 이탈리아 베니스 산 클레멘테 팔라이스 베니스, 김승환 조각 Organism-Cloud 2023-4, Stainless steel, 1,100 x 400 x280 cm, 2,000kg
Organisms in Nature_Seung-Hwan KIM, 이탈리아 베니스 산 클레멘테 팔라이스 베니스, 김승환 조각 Organism-Cloud 2023-4, Stainless steel, 1,100 x 400 x280 cm, 2,000kg

프랑스 파리에 기반을 둔 아트 플랫폼 아르모니나인(Harmonie Nine)이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는 김승환의 대표 연작 ‘유기체(Organism)’ 시리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거울 같은 표면을 지닌 그의 작품은 섬의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정원, 그리고 베니스 라군의 풍경을 작품 안으로 투영하며 공간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유기체처럼 증식하거나 흐르는 듯한 형상은 차갑고 단단한 금속의 물성을 넘어, 빛과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작품은 독립된 오브제에 머무르지 않고, 장소와 시간, 빛의 변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설치로 확장된다.

Organism-Cloud 2020-1, Stainless steel, 310x300x400cm, 800kg, 2020
Organism-Cloud 2020-1, Stainless steel, 310x300x400cm, 800kg, 2020

아르모니 측은 “조각이 놓이는 장소의 물리적·역사적 맥락을 존중하며 작품과 공간이 하나의 완성된 풍경이 되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과 2024년 산 클레멘테 팰리스 켐핀스키 운영 시기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운영 명칭이 산 클레멘테 팰리스 베니스로 변경된 이후에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속되고 있다.

Organism 2023-1, Stainless steel, 250x250x250 cm, 400kg, 2023, 김승환 조각가
Organism 2023-1, Stainless steel, 250x250x250 cm, 400kg, 2023, 김승환 조각가

김승환 작가의 예술 세계


김승환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까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했으며, 밀라노 미아트(miart) 아트페어에서 평론가상을 수상하며 유럽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귀국 후에는 한국 조각계의 권위 있는 김종영미술상을 수상하며 국내에서도 예술세계를 인정받았다.


1994년 이후 한국을 주요 활동 기반으로 삼아 작업을 이어온 그는, 2019년 이후 다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활동을 확장했다. 밀라노시 초청으로 열린 프란체스코 메시나 박물관 개인전을 비롯해 슈퍼스튜디오, 우디네 브라이다 코페티 조각공원, 코페티 안티구아리 갤러리, 사르데냐 풀만 티미 아마, 베니스 산 클레멘테 팰리스, 파리 아르모니나인 등에서 개인전을 이어왔다.

이탈리아 베니스, 산 클레멘테 팔라이스 섬
이탈리아 베니스, 산 클레멘테 팔라이스 섬

평론가 마르티나 코르냐티는 그의 작업을 두고 “공간과 조각의 관계를 새롭게 환기시키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승환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 등지의 아트페어와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도 추진하며 국제적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르모니의 역할
 

아르모니는 서울에 본사를 둔 문화예술 및 디자인 기업으로, 프랑스 지사 아르모니나인과 함께 국내외 전시, 아트 프로젝트 및 문화행사를 기획·운영한다. 한국과 유럽을 잇는 문화 플랫폼으로서 국제적 예술 교류와 콘텐츠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베니스 프로젝트 역시 그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획력이 빛을 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승환의 ‘유기체’ 프로젝트는 단순한 조각 설치를 넘어, 역사적 공간과 현대 조형 언어가 만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실험적 시도다. 베니스 산 클레멘테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그의 작품은 빛과 시간,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확장된다. 이는 한국 현대 조각이 세계 무대에서 어떻게 공간과 호흡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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