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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조 아카데미] 김강호시인의 "꽃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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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조 아카데미] 김강호시인의 "꽃바람"

시인 김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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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호의 시조 아카데미 4]  양장시조란 ? 
꽃바람/김강호  [이미지:류우강 기자]

겨우내 움켜쥐었던 안전핀을 뽑더니

 

꽃 폭탄 투척을 했다, 낭자한 저 폭발음.
                         

                              _ 꽃바람/김강호   

                      

위 시조는 양장시조다. 평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3장 중 한 장, 중장을 생략하고 두 개의 장을 쓰게 되어 양장시조라고 한다.

 

평시조의 초장은 내용을 전개하기 시작함이고 (중장은 내용의 본론이며 종장은 결론에 이르게 하는데 양장시조의 경우 초장과 중장의 내용을 한 장에 담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종장은 결론을 내는 장으로 중량감과 명쾌함이 있어야 바람직하다고 본다.
 

양장시조의 매력은 중장을 비워낸 공간에 있다고 본다. 초장과 종장 사이에는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생략되고 있다. 우주 같은 공간이며 긴 강 같은 흐름의 공간이다. 이곳은 독자의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상상력의 공간이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긴 시조보다는 짧고 명료한 시조가 더 쉽게 읽혀진다면 양장시조 쓰는 일에 대해 굳이 마다할 일이 없다고 본다.

 

원래 시조는 36구로 구성된 3행이나 1930년대 현대시조의 활발한 운동이 일어나면서 현대시조의 대표 작가의 한 사람인 노산 이은상이 처음으로 양장시조를 시도하였다.

 

양장시조(兩章時調)

 

이은상

 

뵈오려 못 뵈는 님 눈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되어지이다.

 

  1932<노산시조집>

 

시조라는 장르는 원래 고려말부터 시작되었고 '단가(短歌)'라고 불렀다.  그 뒤 단가에 곡을 붙여 노래로 부르게 되면서 영조 무렵 가객 이세춘(李世春)이 시절가(時節歌)라 부르게 되어 詩調가 아닌 時調가 되었다.

 

시조가 독립 장르로 자리를 잡았으며 현재 시조 창작인구가 4,000여 명에 이른다고 하니 새삼 놀랍다

 

시조는 평시조 양장시조 단장시조 엇시조 연시조 사설시조 동시조 어린이시조 옴니버스 등 다양하다.

 

고시조에서 현대시조로 이름 붙여진 것은 1906721대구여사라는 필명으로 <대한매일신보>에 발표된 혈죽가를 근거로 든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한국의 좋은 시조로 찾아올 예정이다

 

김강호 시인

김강호 시인 

 

1960년 전북 진안 생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조집 『당신 생각 소나기로 쏟아지는 날』외 다수

2024년 44회 가람문학상 수상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 「초생달」 수록

코리아아트뉴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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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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