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작가 발굴한 알마 출판사의 끈질긴 신념
202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선정되며, 그의 국내 번역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온 알마 출판사가 주목받고 있다.

2006년 대형 출판사 계열사로 시작해 2012년 독립한 알마 출판사는 2018년 『사탄탱고』를 시작으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을 국내에 지속적으로 소개해왔다. 이후 『저항의 멜랑콜리』, 『라스트 울프』, 『서왕모의 강림』, 『세계는 계속된다』,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등 그의 주요 작품을 거의 매년 한 권씩 출간하며 국내 독자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알마 출판사는 인문사회과학 중심의 출판사로 출발했지만, 문학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초기에는 판매량이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사 측은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믿고 꾸준히 출간을 이어갔다.
안지미 대표는 “『사탄탱고』 한 권만으로는 작가의 세계를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후속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했다”며, “팔리고 안 팔리고에 대한 고민보다는 작품의 가치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출판사의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올리버 색스 등의 작품이 이를 보완해주었다고 덧붙였다.

알마는 크러스너호르커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작가 노먼 에릭슨 파사리부, 일본 전위작가 오카다 도시키 등 다양한 해외 작가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며 문학적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번역 과정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사탄탱고』는 독일어 중역, 이후 작품들은 영어 중역으로 번역되었으며, 직역은 향후 고민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품의 분량과 난이도가 높아 역자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노벨상에 연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수상은 전 지구적 위기 상황에 대한 문학적 응답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