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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에세이] 애쉬 법칙 / 이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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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에세이] 애쉬 법칙 / 이문자

시인 이문자 기자
입력

 

애쉬 법칙 / 이문자

 

 

친구를 만나 산길을 걷는데

산책로를 벗어나 사람들이 샛길로 간다

이미 샛길은 샛길이 아닌 듯

번뜩이는 살갗을 드러내고 있다

무심결에 그 길을 따라간다

 

늦게 온 그녀의

당연시되는 코리안 타임처럼

이정표 없는 길이

다수에 의해서 길로 인정되었다

 

정의가 정의로운 것이었던 시절은 갔다

정의롭지 않은 다수의 사람이 만들어 가는

유동성의 정의

 

앞사람의 등을 보며 걷는데

내 뒤의 눈길에 뒤통수가 따갑다


 

무심결에 그 길을 따라 간다[ 이미지:류우강 기자]

[작가의 말]

 

무심결에 그 길을 따라간다

 

이문자

 

 

사회의 어떤 단체나 혹은 가정에서, 무엇을 결정할 때 대표하는 사람이나, 다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 대부분의 경우가 옳을 수도 있겠지만, 옳고 그름의 생각할 틈도 없이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주며, 결정하기 힘들어서 밀어붙이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다수가 가는 길이 옳다고 믿고 생각 없이 따랐던 그 길이, 무조건 옳을 수는 없다. 틀리다고 생각하는 한 개인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말하고자 한다.

 

애쉬 법칙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 상실과 박탈감에서 비롯되는 불안 심리를, 글을 통해서 문제 제기하는 것이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기 힘든 까닭은, 우리나라는 유교 사상이 인간관계의 저변에 있기 때문에 사회구조에 순응하는 현상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문자 

 

. 시인, 소설가, 칼럼니스트

. 코리아아트뉴스 칼럼니스트

.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위원

. )한국소설가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 경북일보 시부문 문학상 수상 外

. 시집 『단단한 안개』 外

 
 
시인 이문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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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자시인#애쉬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