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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의 수필 향기] 토요선생의 어부바 - 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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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의 수필 향기] 토요선생의 어부바 - 서지은

수필가 김영희 기자
입력

     언제나 그랬다. 토요일, 토요선생님인 나는 천사의 집 안방에서 4명의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을 지도할 때 작은 밥상처럼 생긴 상을 펴놓고 가르쳤지만 서로 내 옆에 앉겠다고 수업 전마다 전쟁이었다...... 
 

    왜 그렇게 아이들은 간절해야만 할까. 아이들의 '제발'이라는 말이 절규처럼 들렸다. 얼굴은 일그러졌으나 거대한 망망대해 앞에서 홀로 남겨져서 혼자 울고 있는 각기 다른 아이들로 보였다. 아무도 없는 바다 앞에서 '혼자 울도록 남겨두는 일'. 무엇이 아이들을 푸른 바다가 아닌 멍들고 검고 무서운 바다 앞으로 끌고 가 누구에게도 투정 부릴 수 없는 초등학교 1학년으로 만든 것일까. 그때의 장면은 교단에서 수업을 하던 먼 훗날의 나를 이끌고 가는 무언의 교육철학이요, 생生의 장면이 되었다. 30분쯤 아이들을 달래는 건 진이 빠지는 일이었다...... 


    엄연히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이었으나, 고작 대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아이들의 울먹임을 달래는데 점점 지쳐 진이 빠져가고 있었다. 그건 체력이 아니라, 지켜야 했던 복지사와의 약속과 절벽 끝에서 멀리 날아가 버린 엄마 품을 그리워하며 세상의 손길을 기다리는 새끼 새들의 '절규'때문이었다...... 


    토요선생의 수업 시간은 1시간 30분.  정확히 시간을 지키는 이성적인 선생님이었으나 그날 이후부터 수업 시간을 30분 연장했다. 30분 일찍 천사의 집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업어주는 어부바 시간을 수업에 확보한 것. 어부바를 수업 시간으로 할애하자 한 아이는 내게 본인이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속삭였다. 연이어 다른 아이는 매일 밤 기도를 한다고 했다. 이유는 모두, 토요일의 어부바 시간을 기다리는 간절함의 '제발'이었다......  


    그때 내가 나눈 어색하고 서툰 어부바를 통해 등 뒤에 느낀 나의 체온이 아이들의 저 마다의 인생에서 언젠가, 꼭 필요한 세상의 온기였고, 사랑이 아니었을까? 

 

                                                                                                                  - '내 인생의 어부바' 중에서 -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 이미지 : 류우강 기자]  

   [수필 읽기]


    인생의 모진 풍파 속에서도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모두 '사랑'에서 나온다고 생각     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은 한 아이의 삶을 지켜주는 가장 소중한 사랑이다.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을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준 선생님을 아이들은 영원히 가슴속에 간직하고 그리워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 시간은 한 생의 가장 빛나는 시간일 수 있고, 또 그 사랑 은 힘으로 삶을 꿋꿋이 살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 가를 사랑하고, 무언 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우리가 지니고 산다면, 이 세상은 분명 살만한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를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커다란 슬픔   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내 아이가 아니어도, 다른 아이들도 내 아이처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은 죄가 없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김영희  수필가, 코리아아트뉴스 칼럼니스트, 문학전문 기자  
 

김영희 수필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남 
수필가, 서예가, 캘리그라피 작가, 시서화 
<수필과비평> 수필 신인상 수상
신협-여성조선  '내 인생의 어부바' 공모전 수상
한용운문학상 수필 중견부문 수상
한글서예 공모전 입선  






 

수필가 김영희 기자 hollysmj@n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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