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 324] 이선우의 "엄마의 사투리"
엄마의 사투리
이선우(유곡초등학교 6학년)
경상도 출신 우리 엄마
힙합 전사처럼 말씀하시는 우리 엄마
개그 프로그램에서 들어본 말투를 쓰시는 우리 엄마
사투리의 마술사 우리 엄마
나에게는 “밥 문나?”
동생에게는 “뭐라카노?”
아빠에게는 “뭐라 씨부리쌌노?”
한국어를 이상하게 바꾸시지만
사투리로 알 수 있는 우리 엄마의 마음
“사랑한데이.”
사투리로 전하는 나의 마음
“엄마, 사랑합니데이.”
—《한글새소식》(2022.1)

[해설]
엄마는 경상도 사람 나는 충청도 사람
외지 사람이 경상도에 가서 카페나 음식점에 들어가 경상도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심각하게 언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 목소리의 톤이 높고 구사하는 언어도 꽤 거칠다. 한참 듣고 있으면 그 내용이 싸움이 아니라 대화임을 알 수 있지만 시간이 제법 걸린다.
6학년 이선우 학생의 어머니는 경상도 출신이어서 그런지 아빠와 나와 동생에게 같은 뜻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 어투와 뉘앙스가 다르다. 아빠에게 하는 말은 싸움을 거는 말투이지만 그 안에 애정도 깃들어 있다. 엄마가 우리한테 확실하게 하는 말이 “사랑한데이.”다. 우리도 엄마한테 배운 사투리로 “엄마, 사랑합니데이”라고 말해준다.
유곡초등학교는 충남 당진과 경북 의령 두 곳에 있는데 경상도 출신의 여성이 당진에 시집간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인근의 엄마 중에 “뭐라 씨부리쌌노?” 같은 말을 쓰는 엄마가 없는데 유독 우리 엄마가 쓰고 있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더 정답기도 할 것이다. 니 자꾸 그 칼래? 그캐쌀래? 머스마가 미지거리하마 안 돼.
[이선우 학생]
이선우 학생은 이 동시로 2021년 의령군 초ㆍ중ㆍ고등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초등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승하 시인,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욥의 슬픔을 아시나요』『생명에서 물건으로』『나무 앞에서의 기도』『생애를 낭송하다』『예수ㆍ폭력』『사람 사막』 등
평전 『윤동주-청춘의 별을 헤다』『최초의 신부 김대건』『마지막 선비 최익현』『진정한 자유인 공초 오상순』
지훈상, 시와시학상, 편운상, 가톨릭문학상, 유심작품상, 서울시문화상 등 수상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