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책다락 83] 오르한 파묵의 『하얀 성』

●책 소개
오르한 파묵의 소설 『하얀 성』(The White Castle, 1985)은 오스만 제국 시대를 배경으로 동양과 서양, 자아와 타자, 이성과 상상력의 경계를 탐구하는 메타픽션 형식의 철학적 소설.
베네치아 출신의 학자인 주인공 '나'는 오스만 제국에 포로로 잡혀 노예가 되지만, 그의 뛰어난 의학 및 과학 지식 덕분에 파디샤의 신임을 얻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과 놀랍도록 닮은 '호자'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지식을 교환하며 점차 외모와 성격까지 닮아갑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둘의 정체성은 모호해지고, 결국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전쟁에서의 패배를 계기로 '나'와 '호자'는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한 명은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 '나'의 삶을 살고, 다른 한 명은 이스탄불에 남아 '호자'의 삶을 이어갑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이란 과연 무엇으로 규정되는가?
타인과 나를 구분 짓는 경계는 정말 선명한가?
만약 나와 똑같은 외모와 지식, 기억을 가진 타인이 존재한다면,
‘나’는 누구라고 말할 수 있을까?

●Synopsis
하얀 성은 철학적이지만 무겁지 않으면서도, 요즈음의 우리에게도 깊은 생각거리를 던저줍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보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가?”
그 질문이야말로, 오늘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봅니다.
비교가 만연한 사회에서, 나만의 색깔을 갖기 위한 삶을 살으라고 오르한 파묵은 이책 하얀성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오르한 파묵(Orhan Pamuk, 1952~)
2006년 튀르키예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튀르키예에서 책이 가장 많이 팔린 작가다. 튀르키예는 동양과 서양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문명 간의 충돌 · 문화적 정체성의 혼란 · 서구화로 인한 전통의 상실 등의 문제가 부각되는데, 오르한 파묵은 이러한 문제들을 다룬 소설을 발표해 왔다. 작품 가운데 특히《내 이름은 빨강》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1952년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이스탄불에서도 상류층이 거주하는 니샨타쉬라는 구역으로, 그의 집안 역시 전용 아파트를 가지고 있을 정도의 부유층이다. 그의 작품에는 자신의 이러한 성장 배경을 반영한, 니샨타쉬 출신 부유층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원래 화가를 꿈꾸었으나 이스탄불 공대 건축학과 재학 중에 소설가가 되기로 하고 자퇴하고 나서 6년 후 첫 소설인 '어둠과 빛'(후에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로 제목을 변경)이 신문 공모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하지만 농촌 문제를 다룬 소설이 주류였던 당시 대세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판에 곤란을 겪었다가 3년 뒤에야 간신히 출판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