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문학]한국문학사랑예술인협회, 문학사랑문학상 우수작 3인 공저 시집 14호 발간
문학/출판/인문
도서/출판

[문학]한국문학사랑예술인협회, 문학사랑문학상 우수작 3인 공저 시집 14호 발간

이청강 작가
입력
강구성 시인, 김천일 시인, 김지중 시인 3인 공저 저자...한국문학사랑예술인협회, 2025 봄 정기 행사 4월 20일 서울 중구구민회관 오후 2시 개최
3인 공저시집 제14호 시평, 노희상 (문학사랑신문 주필/시인/문학평론가)
▲ 강구성 시인, 김천일 시인, 김지중 시인 3인 공저 저자
▲ 강구성 시인, 김천일 시인, 김지중 시인 3인 공저 저자

[문학=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오는 4월 20일 오후 2시, 한국문학사랑신문•한국문학사랑예술인협회가 주관하는 2025년 봄 정기 행사가 서울 중구구민회관 1층에서 개최된다.

 

또한, 제14호 3인공저 출판기념회 작가 팬사인회와 제15호 문학사랑 문학대상, 제9호 좋아졌네 이진호 박사 문학상, 제5회 문학사랑 신인문학상 수여식이 열린다.

 

한국문학사랑신문•한국문학사랑예술인협회가 주관하는 본 행사에 정해정 이사장은 "연초록 꽃잎과 봄바람이 손짓하는 계절입니다. 올해 봄 정기 행사에 귀하를 정중히 초대합니다." 고 말했다.


▲ 오는 20일, 서울 중구구민회관 오후 2시...명사초대석 제17대 해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5선 국회의원
▲ 오는 4월 20일, 서울 중구구민회관 오후 2시...명사초대석 제17대 해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5선 국회의원

■시평(3인 공저시집 제14호)

 

시향(詩香) 속에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노희상 (문학사랑신문 주필/시인/문학평론가)

 

 ‘한국문학사랑신문’이 주관하는 3인공저 시집(제14호)이 이번에 제호 <살다 보면>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주옥같은 시들을 50여 편씩 내어 3인이 한 권의 시집을 내는 일은 우리 시단(詩壇)에 드문 일이다. 이번 14호까지 하면 42명의 시인을 등단시키거나 작품집을 낸 것이니 참으로 경하할만한 일이며, 정해정 이사장님의 열정에 머리숙여질 따름이다. 아울러 어지러운 세상, 각박해져 가는 삶 속에서 시를 쓰고 음미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이요, 인생을 알차게 살아가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나는 매번 출품작을 읽으면서 행복한 시향(詩香)을 맡으며 영혼의 힐링을 한다.

 

 이번 14호 시집은 표지부터 화사하여 우중충한 세상을 밝히는 듯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전원 풍광 속에 빨간 승용차 한 대, 열 마리의 양들, 옹기종기 앉아 있는 세 채의 집이 시집 제목인 <살다 보면>의 내용을 함축한 것 같아서 감상에 젖게 해준다. 

 

 다원 김지중 시인은 ‘꽃의 시인’이라 부르고 싶다. 무릇 시를 쓰는 사랑이면 누구나 꽃에 대한 감상을 말하지만 김지중 시인은 스스로 <나는 꽃이다>라 선언하고, <꽃길><꽃비><꽃잠><꽃향기><마지막 꽃><꽃잔디 1,2>를 노래하였다. <나는 꽃이다>라는 시를 읽다 보면 단순한 꽃의 찬미가 아니라 아름답고 결연한 삶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무엇인지 나는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모르다가/ 내가 꽃임을 알아차린 순간. 나는 비로소 이름을 얻었다/이름 얻었으니 이름값하고 살아야지/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통 고난과 시련 모두 내가 선택해야 했다/ 꽃이면 향기로워야지 아니 향기로우니 꽃이지 꽃이면 자태 고와야지 아니 자태 고우니 꽃이지/나는 꽃이다 대공에 듬직한 씨앗 하나 남기고 홀연히 사라질 나는 꽃이다.’

 

 ‘대공에 듬직한 씨앗 하나 남기고 홀연히 사라질 나는 꽃이다’라는 대목에서는 꽃과 대공과 듬직한 씨앗이 잘 대비되고 융합되어 김지중 시인의 인생관과 사생관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꽃잠>이라는 시에서는 국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쁨을 안겨준다.

 

 ‘지난날 꽃잠의 기억이 오똑 새벽에 별빛처럼 가슴에 부서져 내린다/ 곰비임비 살아온 세월 꽃구름보다 고운 얼굴에 하나둘 가선(加線)이 깊어지고 / 방아살처럼 곱던 두 손 더께더께 주름지니 그 애잔함에 잠 못 들어 불태우는 불면(不眠)의 밤이여’

 

 시인은 꽃잠을 깊은 잠, 신랑 신부가 함께하는 첫날 잠이라 설명하고, 곰비임비는 일이 계속 일어남, 가선(加線)은 덧대어 긋는 금, 방아살은 소고기 등심 복판 고기라 설명하면서 꽃잠에 대한 소망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더께더께 주름진 삶 때문에 계속되는 불면의 밤을 고통이 아닌 별빛으로 치환하려는 노력이 참으로 미덥다. 앞으로 아름답고 옹골찬 시를 기대하게 하는 시인이다. 

 

 가천 강구성 시인은 자연과 전원 속에서 아름다움과 삶의 의지를 재발견하여 찬미하는 이 시대의 전형적인 아버지이다. 시 <봄나물>을 보면 쑥이나 달래, 냉이, 미나리의 여린 싹에서 삶의 진수를 발견하여 의인화하는 시적 기교가 뛰어나다. <여주, 전원에 부는 바람>에서는 낙향의 귀거래사가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다. 

 

 ‘텃밭 위, 고요히 몸을 말리는 햇살/굽은 나무가 피워낸 이름 없는 꽃, 닭 울음에 눈을 뜨고/커피보다 먼저 들이키는 안개/ 도시에선 잊고 살았던 침묵에도 길이 있다는 것/ 자연을 닮아가야 하는 의미가 감각으로 고요한 들판 위에 내 삶은 속도를 내고 있다’에서 보는 것처럼, 시인은 도회지 생활에서 못 느끼던 자연의 향을 흠뻑 마시며 살고 있다. 그 결과 시인은 이미 떠난 빈자리인 <아버지의 등>을 회상하고 안타까워하는 추억 한 자락을 회상의 역사를 버무려 시어로 쓰고 있다.  

 

 ‘말없이 등을 돌리던 그 사람은 세상을 등에 지고 있었다/ 갈라진 손바닥에선 삶이 아니라 계절이 흘렀고/주름진 이마 위엔 무수한 세월이 스쳐 갔다/ 우린 늘 당연한 듯 전등을 켜고, 따뜻한 밥을 먹었지만/그 모진 세월 속엔 아버지의 그림자가 있었다/ 한 번도 사랑한단 말을 듣지 못했던 우리 아버지/ 그 침묵 속에 삶의 무게가 세상 어떤 고백보다 뜨거웠다는 걸/ 이제는 그 등보다 내 어깨가 더 넓어졌지만, 여전히 나는 말없이 그 등 뒤를 따라 걷는다.’

 

 이는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애잔함 그리고 사랑을 참으로 귀한 시어들로 가득 채운 서정시이다. 

 

 시인은 무릇 일상이라는 우물에서 소중한 정감을 길어 올려 자신만의 감성과 창작 능력으로 시를 쓴다, 보명 김천일 시인은 이 점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신다. 시인의 글 <하루><언손><눈오는 날><고드름><커피와 눈><우리><소유권> 등이 모두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낸 비범한 시들이다. <하루>에서는 소시민의 일상이 정감과 눈물로 버무려진다. 그냥 흐르는 시간 속의 하루가 아니라 두텁고 진한 세월이라는 점을 잔잔하게 말하고 있다. 

 

 ‘하루 일을 마치고 포장마차의 뿌연 등불 아래서 마주한 소주 한잔/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비틀거리는 세상 맑은 정신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하루 / 가슴에 품은 군고구마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 쌔근쌔근 잠든 아이들의 표정이 포근하다/ 오늘 밤에도 거미줄에 걸린 초승달이 그네를 탄다.’

 그리고 <커피와 눈>을 기다림으로 승화시키는 격조가 놀라움을 준다. 

 

 ‘헤이즐넛 향기 속에 녹아내리는 춘설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눈이 녹아야 당신이 오지 그렇게 기다리던 당신이 오겠지/ 눈 속에 녹아버린 그리움은 산허리 돌아오는 봄바람 타고 온다 /머지않아 나목에 새싹 돋으면 당신이 오신 줄 알고 마중 나가렵니다.’

 

 그 기다림은 <고드름> 속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고드름 끝에 걸려있는 물방울의 간절한 기도는 달무리가 되어 밤하늘에 파도친다/ 가다가 길을 잃은 낙숫물은 처마 끝에 매달려 하염없이 불타는 태양을 기다린다/ 수백 길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고통을 감수하고서야 비로소 그의 생은 강물이 된다.’

 

 청정한 강물이 되고 싶은 고드름의 간절한 기도는 밤하늘 달무리 속에서 한 방울씩 노래하며 떨어질 것이다. 그런 포부를 안고 살아가려는 시인의 의지가 돋보이는 시이다. 

 

 아무튼 한국문학사랑이 펴내는 3인공저 시집은 한 권의 책이지만 독자에게는 세 권의 시집을 동시에 읽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앞으로 적어도 100호까지 펴내 주실 것을 희망한다. 우리 회원님들도 도서출판 <북사랑>을 통해 문단에 큰 울림을 전해주시기를 바란다.

이청강 작가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한국문학사랑예술인협회#2025#3인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