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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기록과 데이터 사이 ‘누락된 삶의 흔적’ 탐구하는 《Fictionally Alibi》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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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솔·김한울·이진석 참여…회화·사운드·설치 27점 통해 기록의 오차와 공백, 기억의 재구성 조명

서초문화재단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가 오는 10월 11일까지 청년 예술가 김다솔, 김한울, 이진석이 참여하는 기획전 《Fictionally Alibi》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시각예술 전시 기획 공모 선정작으로, 기록과 데이터가 넘쳐나는 오늘날 그 사이에서 오히려 누락되고 사라지는 개인의 삶과 흔적을 세 작가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전시는 일상의 사소한 흔적을 치밀하게 관찰했던 프랑스 작가 조르주 페렉의 실천적 태도에서 출발한다. 참여 작가들은 몸짓과 신체, 타인의 의뢰 등 자신의 삶 속에서 발견한 흔적을 기록하고, 그 기록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불완전성을 다시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재구성한다.

 

전시 제목인 ‘Fictionally Alibi’에서 ‘알리바이’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현장 부재의 증명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스스로 설정한 하나의 ‘공백’이자, 명확한 데이터로 기록되지 못한 삶의 징후를 다시 상상하고 해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시된다. 전시는 기록된 사실과 누락된 정보 사이에서 추론과 상상, 믿음이 어떻게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김다솔은 대인 서비스직에서 경험한 자신과 타인의 미묘한 몸짓을 관찰하고 이를 ‘기록’과 ‘번안’의 방식으로 작업한다. 프로파일링, 관상, 부적 등 다양한 해석 방식을 경유해 쉽게 사라지는 몸짓을 소프트 조각으로 물질화한다.

김다솔_Sewing_Service-경쾌하게_집는_방법

대표작 ‘Sewing Service-경쾌하게 집는 방법’은 섬세한 몸짓을 수행할 때 수반되는 팔과 손가락, 상반신 등의 움직임을 관찰한 뒤 펠트를 이용해 입체적인 소프트 조각으로 옮긴 작업이다. 신체의 움직임처럼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행위를 물질로 남겨놓는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기록’이라는 주제와 연결된다.

 

김한울은 의료 영상으로 기록된 신체와 실제 몸으로 느끼는 감각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에 주목한다. 그는 ‘표백’이라는 행위를 통해 기록 과정에서 누락된 감각이 머물 수 있는 물리적 공백을 만들고, 최근에는 오래된 공간과 사물의 흔적을 수집·재구성하며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기억을 탐구하고 있다.

김한울_Cabinet

김한울의 ‘Cabinet’은 재개발 구역의 폐허와 아파트에 버려진 가구처럼 본래의 기능을 다한 사물들을 수집해 시아노타입으로 인화하고 표백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물에 남아 있는 시간과 기억을 집 내부의 희미한 분위기로 시각화했다.

이진석_사라지지_않기_위해_몸을_납작하게_맞대는_방법_그리고_올라서기

이진석은 ‘DA(Disk_Area)’라는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타인의 의뢰를 창작의 동기로 삼는다. 의뢰받은 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틈을 다양한 기술과 임기응변으로 채워나가며 이를 작업으로 발전시킨다.

Fictionally_Alibi_전경_3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이진석의 ‘사라지지 않기 위해 몸을 납작하게 맞대는 방법, 그리고 올라서기’는 김한울이 수집한 사물에 남겨진 시간과 기억을 다시 교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뢰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실리콘 몰드를 이용해 사물의 훼손된 표면과 흔적을 이식하고 이를 유연하고 납작한 형태의 ‘지형도’로 재구성했다. 관객과 의뢰인은 직접 작품 위에 올라서며 사라진 사물의 흔적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Fictionally_Alibi_전경_2

전시 서문은 《Fictionally Alibi》가 기록을 절대적인 사실의 증거로 바라보기보다, 기록되지 못한 부분과 체계의 오차 및 잡음에 주목한다고 설명한다. 정제된 데이터와 허구적 이미지가 혼재하는 시대 속에서 세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빈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관람객에게도 진실과 허구 사이에 남아 있는 공백을 스스로 상상하고 해석하도록 제안한다.

Fictionally_Alibi_전경_1

전시 기간에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9월 19일과 10월 10일 오후 4시에는 평판 이미지 스캐너와 이미지 글리치 기법을 활용해 기억의 왜곡과 변형을 체험하는 ‘흩어지는 기억을 기록하기’가 진행된다. 9월 19일 오후 1시와 3시에는 전시 감상과 체험을 통해 아동의 다중감각문해력과 창의적 표현력을 높이는 ‘프로젝트 VASE-X’가 운영된다. 전시 기간 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작품을 재해석해 아크릴화를 그려보는 ‘아뜰리에 서리풀’과 도슨트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는 2018년 개관 이후 청년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전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 역시 청년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업을 소개하고, 관람객이 익숙하게 받아들여온 기록과 데이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전시 개요

  • 전시명: 《Fictionally Alibi》
  • 기간: 2026년 9월 12일~10월 11일
  • 관람시간: 화~일 오전 11시~오후 10시
  • 휴관: 월요일 및 공휴일
  • 장소: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예술의전당 앞 지하보도)
  • 참여작가: 김다솔, 김한울, 이진석
  • 출품작: 회화·사운드·설치 작품 27점
  • 주최: 서초문화재단
  • 관람료: 무료
  • 문의: 02-3477-2074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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