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3】공복타령
공복타령
도립병원 검진센터가 날베락을 맞어쌓는디
일자린 하마 짤리고 물가는 다락겉고 현관 앞에 수북허니 독촉장은 쌔여쌓고 사흘 굶은 시미처럼 날씨마저 얄궂은디, 요 메칠 운수 좋아 인력시장 뽑힌기라 오랜만에 목구녕에 지름질 좀 나우 치믄 등짝에 붙은 뱃가죽 떨어지겄지 설렜는디
종부세니 금융세니 내 자시는 모른다만 그게 다 있는 넘들 투정하는 소리랑께 복에 게운 지랄이란 걸 대강은 안다니께 뱃가죽이 두둑허니 굶어도 되는 넘 있구 있을 때 먹어둬야 옌멩하는 넘 있는 벱인디 모처럼 먹겄다는디 속 비우고 오란당가 공복이면 배를 째서 오장육부 빼고 올깐? 여그가 벵 고치는 디지 생사람을 잡는 딘가 가당찮은 악다구니를 바락바락 쓰는디도
간호사 애써 웃으며, 워쩔거냐구? 공복인디!

네 명 중 한 명은 마음을 접었다. 합격의 꿈을 부풀리며 오랫동안 자신과 싸웠을 그들이다. 속내야 알 수 없지만, 시험장은 썰렁했다. 75.2%,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응시율이다. 3년 연속 응시율이 하락했다는 인사혁신처의 발표가 씁쓸한 요즘이다. 5급 공채 응시율도 68.8%로 21년(80.4%)부터 하락추세다. 급여 인상, 연차 일수 확대 등 유인책에도 MZ세대는 그다지 반응하지 않았다.
한국행정연구원도 공무원 직무만족도가 하락하는 반면 이직 의향은 상승한다고 분석한다. 인기 만점이던 공무원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이유는 조직문화다. 경직된 분위기가 젊은이들의 환영을 받을 리 없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주범은 악성 민원이다. 주민과 마주하는 일선 공무원의 고충은 그래서 더욱 크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행정기관이 화풀이 창구로 전락한 지는 오래됐다. 홈페이지 조직도에서 공무원 이름은 자취를 감췄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살림을 맡은 주체는 공무원이다. ‘국리민복’을 정치권이 부르짖지만, 정작 발로 뛰는 이들 또한 공무원이다. 내가 낸 세금으로 부리는 공복(公僕)이란 시선이 바로잡히면 좋겠다. 응원하노니 그대들이여 어깨 좀 펴시라, 당당하시라!

김선호 시인,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
조선일보 신춘문예(1996)에 당선하여 시조를 쓰고 있다. 시조를 알면서 우리 문화의 매력에 빠져 판소리도 공부하는 중이다. 직장에서 <우리 문화 사랑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으밀아밀』등 네 권의 시조집을 냈다.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충청북도 지역 문화예술 분야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