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간, 빛의 미학을 품은 옻칠의 세계…《옻칠 특별한 동행》展 개최 - 옻칠예술의 거장 전용복과 제자들
한국 옻칠예술의 거장 전용복과 그의 제자들이 함께하는 특별한 전시 《옻칠 특별한 동행》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라메르에서 2025년 7월 16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수십 년간 옻칠 예술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용복의 작품 세계와,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후학들의 창작세계를 조망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일본에서 꽃핀 한국 옻칠의 우수성

전용복은 국내에서 옻칠 작가로 활동을 시작해, 일본으로 건너가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도쿄의 고급 연회장 ‘메구로가조엔’(目黒雅叙園, 현 호텔 가조엔 도쿄)의 5,000여 점에 달하는 옻칠 작품을 복원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한국 옻칠 기법의 미학적 정수와 기술력을 일본에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전용복은 세계적인 칠예 작가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옻칠 전문 박물관 ‘이와야마칠예미술관’**을 운영하며 옻칠의 기법과 철학을 제자들에게 전수해왔다. 전통에 뿌리를 두되, 현대 미술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전용복의 미학은 국내외 제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고,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이 구현한 옻칠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도 함께 조명된다.
‘시간의 예술’로 빛나는 옻칠 작품의 정수

옻칠은 흔히 ‘시간의 예술’로 불린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정제해 도료로 만들고, 이를 여러 겹 바르고 건조하는 작업에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히 물성과 표현이 아닌, 자연과 인간의 인내가 공존하는 작업 과정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대표작 중 하나인 〈바람 소리〉(2022)는 패널 위에 자개와 옻칠로 구성된 대형작(182x182cm)으로, 잔잔한 풀잎과 봄의 생명감을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유화와 같은 서정적 감성 속에서도 자개 배경에서 반사되는 빛의 변화, 깊이감은 옻칠이 만들어낸 독특한 미적 체험을 선사한다. 특히 옻칠 표면에 입혀진 은은한 광택은 관람자의 시선을 작품 속 자연으로 부드럽게 이끈다.
전통을 품은 현대적 감각, 예술의 경계를 넘다
전용복은 전통적으로 검정색 위주였던 옻칠 기법을 발전시켜 다채로운 색감과 텍스처 구현에 성공했으며, 회화·설치·기능예술까지 옻칠의 표현 영역을 대폭 넓혀왔다. 그의 작품 세계는 ‘과거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현대적 시선으로 옻칠 예술을 재해석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에 함께 참여한 제자들의 작품 역시 그러한 흐름 속에서 다양한 자연 풍경, 도시 감성, 추상 이미지를 옻칠이라는 매체를 통해 구현해내며 관람객에게 ‘옻칠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 정보 안내
- 전시명: 《옻칠 특별한 동행》
- 전시 기간: 2025년 7월 16일(수) ~ 7월 21일(월)
- 전시장소: 갤러리 라메르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 문의: ☎ 02)730-5454 / www.gallerylamer.com
- 참여 작가: 전용복 외 제자 다수 참여
이번 《옻칠 특별한 동행》展은 옻칠의 예술성과 철학, 그리고 세대를 이어가는 창작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 전통 속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한국 옻칠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경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