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의 수필 향기] 지조론 - 조지훈
지조란 것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 하다......
지조를 지킨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아는 까닭에, 우리는 지조 있는 지도자를 존중하고 그 곤고를 이해할 뿐 아니라 그를 믿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지조는 선비의 것이요, 교양인의 것이다.
지조를 지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기의 신념에 어긋날 때면 목숨을 걸어 항거하여 타협하지 않고, 부정과 불의한 권력 앞에는 최저의 생활, 최악의 곤욕을 무릅쓸 각오가 없으면 섣불리 지조를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오늘 우리가 지도자와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지조는... 당신 뒤에는 당신들을 주시하는 국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자신의 위의와 정치적 생명을 위하여 좀 더 어려운 것을 참고 견디라는 충고 정도다......
속담에 말하기를, '사람을 보려면 다만 그 후반을 보라' 하였으니 참으로 명언이다.
역사에 남은 것은 그분들의 후반이요, 따라서 그분들의 생명은 마지막에 길이 남게 되는 것이다.
배고프고 욕된 것을 조금 더 참아라. 그보다 더한 욕이 변절 뒤에 기다리고 있다.
지조는 어느 때나 선비의, 교양인의, 지도자의 생명이다......
사람들이 지조를 잃고 변절한다는 것은 스스로 그 자임하는 바를 포기하는 것이다.
조지훈의 '지조론' 중에서

[수필 읽기]
작가의 '지조론'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어수선한 이 세상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듣고 말하고 행해야 하는 가를.
지조란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이기에 오랜 세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을까.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순간 순간 마주하는 상황마다 지조를 지켜내기란 쉽지 않아 보임을 책으로, 이야기로 보고 들으면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가차 없이 버리기도 하고, 다 결정된 것도 한순간에 결과를 뒤집기도 하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기도 하는 것이 인간의 삶 속 진짜 모습이 아닌가.
수많은 고전과 철학에 말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것을 지키고 실천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매 순간마다 많은 유혹과 계산된 언행들로 타인에게 무수한 상처를 주며 사는 것이 현실이다.
지조를 지키는 것은 각자 개인의 몫이다. 그래서 지조를 지키고 안 지키고는 자유이다. 그러나 자유에는 분명 책임이 따른다.
자신이 지조를 지켰을 때의 안녕과 지조를 지키지 않았을 때 나로 인해 받게 될 다른 사람의 위험이나 상처를 생각하는 삶을 살기를 오늘도 다짐한다.
지조를 지키고 안 지키고는 나이나 교육 수준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 평생을 살아가며 무엇을 지키고 살 것인지, 어떤 삶을 살 것인 지를 정하고 그에 맞게 살아가야 할 터이니, 각자 마음의 수양을 잘 쌓아서 본심을 잘 지키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그 사람의 말보다 그 사람의 행동을 보라'는 말이 있다. 말과 행동이 같아야 진실하다고 할 수 있으려니, '언행일치'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야 그 사람을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진가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다. 조금 더 신중히 말하고 더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노력하면서...
'지조란 것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 하다.' 라는 작가의 글을 가슴에 깊이 새기며.
김영희 수필가, 코리아아트뉴스 칼럼니스트, 문학전문 기자
충남 공주에서 태어남
수필가, 서예가, 캘리그라피 작가, 시서화 ,웃음행복코치,
레크리에이션지도자, 명상가 요가생활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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