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특별기획 ③ ] 150년 만에 열린 금단의 무대, 《리엔치》

소프라노 지영순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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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개막작, 역사적인 첫 공연을 만나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개막작, 역사적인 첫 공연을 만나다

축제 당일 관객들이  바이로이트 오페라 극장에 모여드는 모습

2026년 7월 26일,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앞의 공기는 평소와 달랐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관객들은 정장을 갖춰 입고 축제극장으로 향했고, 

입구 주변에는 오래 기다린 공연을 앞둔 긴장과 설렘이 감돌았다.

 

이날 무대에 오른 작품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초기 오페라 《리엔치, 최후의 호민관》이었다.

표는 이미 1년 전부터 매진되어 객석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대신 온라인 생중계로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았다.

아쉬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같은 시간 바이로이트에 머물며, 150년 동안 축제극장에서 한 번도 연주되지 않았던 작품이 처음 울려 퍼지는 순간을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바이로이트가 150주년을 맞아 꺼내 든 한 편의 오페라

2026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개막작 《리엔치》. 150년 역사상 처음으로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무대에 오른 역사적인 초연 장면. 선거와 미디어를 접목한 현대적 연출은 권력과 민심의 관계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묻고 있다.

2026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특별했다.

1876년 시작된 세계 최고의 바그너 축제가 150주년을 맞았고, 그 개막작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리엔치(Rienzi)》가 선택되었다.

 

《리엔치》는 1842년 드레스덴에서 초연되어 바그너에게 첫 성공을 안겨 준 작품이다.

하지만 정작 바그너가 직접 만든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는 한 번도 공연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150년 바이로이트 역사상 처음으로 《리엔치》가 축제극장에 오른 역사적인 초연이었다.

 

왜 《리엔치》였을까

여론조사 화면을 무대에 등장시켜 민심이 권력을 만들고 다시 무너뜨리는 과정을 현대 정치의 시선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

《리엔치》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시민의 지지를 받아 권력을 얻은 한 지도자가 결국 민심을 잃고 몰락하는 이야기다.

 

이번 연출은 14세기 로마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았다.

선거 방송, 여론조사, 스마트폰, 실시간 뉴스 화면을 무대 위에 올려 오늘날의 정치와 사회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600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다.

바로 이 점이 이번 《리엔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영웅은 민중이 만들고, 민중이 무너뜨린다

"민중이 영웅을 만들고, 결국 심판한다"는 작품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무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민중'이었다.

리엔치를 영웅으로 추켜세우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등을 돌리고, 

정치는 생중계되는 하나의 거대한 쇼가 된다.

바그너는 젊은 시절 이미 권력과 군중심리의 위험성을 오페라에 담아냈다.

 

그래서 《리엔치》는 초기 작품이지만, 훗날 《니벨룽의 반지》와 《파르지팔》로 이어질 그의 사상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객석은 없었지만, 역사는 내 앞에 있었다

공연의 마지막은 화려한 승리가 아니라 깊은 침묵이었다.

《리엔치》의 마지막 장면. 권력의 정상에 섰던 리엔치는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2026년 바이로이트 연출은 장대한 계단과 빛의 무대를 통해 권력의 덧없음과 인간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한 사람의 이상은 무너졌고, 권력도 결국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만 남았다.

비록 객석에는 앉지 못했지만, 같은 시간 바이로이트에서 이 역사적인 초연을 함께했다는 사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50주년을 맞은 바이로이트는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가장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작품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바그너의 시작을 다시 바라보고, 그의 음악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게 하는 뜻깊은 개막이었다.

 

 

감동 영상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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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rano  디바돌체  지영순 교수 

  • 지영순 교수

    이화여대 성악과 졸 
    이탈리아 빠르나조아카데미아 졸 
    이탈리아 오페라하우제아카데미 아디플로마 
    러시아 쌍페떼르부르그음악원 디플로마 
    오페라 라보엠,카르멘,휘가로의 결혼 등 주역 출연 
    주성대,청주대,서원대,경기대대학원 강사 역임

    현, 뮤직라이프 대표,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소프라노 지영순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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