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아트센터, ‘프리즈 서울 2026’서 대만 현대미술의 깊이와 다양성 선보인다
아시아아트센터(Asia Art Center)가 오는 9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6(Frieze Seoul 2026)’에 참가해 대만 현대미술의 흐름과 미학적 다양성을 집중 조명한다.

아시아아트센터는 코엑스 3층 C·D홀 A34 부스에서 양영풍(Yuyu Yang, 1926~1997), 주밍(Ju Ming, 1938~2023), 예쯔치(Tzu-chi Yeh, 1957~), 동샤오후이(Dong Shaw-hwei, 1962~), 리천(Li Chen, 1963~), 군와이봉(Koon Wai Bong, 1974~) 등 6명의 작가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세대의 작가들이 문화적 기억과 철학적 사유, 재료에 대한 실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특히 아시아아트센터는 이번 전시를 ‘새로운 동양미학(New Eastern Aesthetics)’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조각과 유화, 템페라, 수묵 등 서로 다른 장르와 재료를 한 공간 안에서 교차시키며, 전통을 고정된 유산으로 다루기보다 오늘의 감각 속에서 다시 해석하고 확장하는 대만 현대미술의 특징을 제시한다.
전시장에서는 동양과 서양, 신체와 정신, 자연과 추상, 기억과 동시대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동하는 시각적 언어를 만날 수 있다. 여섯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 조형언어로 전환하면서 세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동시에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놓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
양영풍, 동서양 사이의 공간과 균형을 조각하다
대만 현대조각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양영풍은 형태와 움직임, 공간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다. 그는 자연의 에너지와 문화적 이상을 역동적인 조각 구조로 전환하며 동양적 정신과 서구 모더니즘의 조형적 언어를 결합했다.

東西門
East West Gate
1973
不鏽鋼 Stainless steel
H52.5 x W89 x D89 cm
이번에 소개되는 〈East West Gate(東西門)〉(1973)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작품으로, 직선과 곡선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균형이 특징이다. 서로 상반되는 듯한 구조는 동양미학과 서구 현대미술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반영하면서 문화적 만남과 균형, 전환을 하나의 공간적 은유로 제시한다.
주밍 ‘태극 시리즈’, 몸의 움직임을 정신의 조형언어로
전후 대만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인 주밍은 대표작인 ‘태극 시리즈(Taichi Series)’를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태극 시리즈는 단순히 태극권의 외적인 동작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랜 신체 수련에서 비롯된 리듬과 집중, 정신적 에너지를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조각 형태로 압축한다.

初夏・霧山
Early Summer.Misty Mountains
2025-26
卵彩、油彩、亞麻布
Tempera and oil on linen
127 x 127 cm
이번 출품작 〈Taichi Series〉(1995) 역시 단순화된 형태와 힘 있는 절삭의 흔적을 통해 몸의 외형적 자세와 그 안에서 흐르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동시에 포착한다. 움직임이 멈춰 있는 듯하면서도 내부에는 강한 운동감이 응축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리천,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존재를 묻다
리천의 조각은 육중한 물성과 가벼운 정신성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작가는 호흡과 에너지, 공(空), 무상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 상태를 구체적인 형상으로 바꾸며 동양철학을 현대조각의 언어로 확장해 왔다.

金剛座.我聞
The Throne of Mine
2021
銅
Bronze
L35 x W29 x H48 cm
이번에 소개되는 〈The Throne of Mine(金剛座·我聞)〉(2021) 역시 리천 특유의 조형적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청동이라는 무거운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형태 자체에서는 부유하는 듯한 가벼움과 정신적 긴장을 만들어내며,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경계를 묻는다.
그의 작업은 조각이라는 물리적 대상이 단순한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존재와 시간, 변화와 소멸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쯔치, 고향 화롄의 풍경에 기억과 정체성을 담다
회화에서는 예쯔치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약 20년간 뉴욕에서 활동했던 그는 오랜 시간 대상을 응시하고 관찰하는 행위를 문화적 성찰로 전환해 왔다.

初夏・霧山
Early Summer.Misty Mountains
2025-26
卵彩、油彩、亞麻布
Tempera and oil on linen
127 x 127 cm
출품작 〈Early Summer·Misty Mountains(初夏·霧山)〉(2025~2026)은 작가의 정체성과 긴밀하게 연결된 고향 화롄의 자연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템페라와 유화를 결합한 정교한 화면은 극사실적 묘사에 가까운 섬세함을 보여주면서도 단순한 풍경 재현을 넘어선다.
자연은 이 작품에서 기억과 귀속감, 문화적 상징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변한다. 정밀하게 포착된 산과 안개, 대기의 감각은 한 개인의 기억과 장소에 대한 감정이 어떻게 회화 속에서 보편적인 정서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샤오후이, 일상의 정물에서 시간의 흐름을 읽다
동샤오후이의 정물화는 빛과 분위기, 그리고 철학적 사유에 대한 섬세한 감각을 바탕으로 한다.
그녀의 작품은 인상주의가 보여준 색채와 지각에 대한 관심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중국 고전미학과 장자의 철학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꽃과 그릇, 작가의 정원에서 마주한 풍경과 일상적인 사물들은 화면에서 단순한 정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清麗-靜日小粉茶
Little Pink Camellia on a Leisure Day
2026
油彩、畫布
Oil on canvas
130 x 97 cm
2026년작 〈Little Pink Camellia on a Leisure Day(清麗-靜日小粉茶)〉는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을 통해 시간과 감각, 생명의 조용한 흐름을 포착한다. 일상적 대상이 작가의 시선을 거치며 사유와 명상의 대상으로 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군와이봉, 전통 수묵을 현대적 공간으로 확장
군와이봉은 동아시아 문인화의 전통적 소재인 대나무를 현대적인 공간 구성과 결합해 수묵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그에게 대나무는 단순한 자연 소재가 아니라 화면의 구조를 새롭게 조직하고 시각적 리듬을 만들어내는 장치다. 특히 여러 개의 화면을 연결하는 다연폭 형식을 통해 전통적 수묵화의 제한된 화면을 넘어 공간을 확장한다.

夢語竹下
Rêverie Beneath the Canes
2025
設色金箋板 Color on gold Shikishi
80 × 179.4 cm (六聯屏 Hexaptych)
출품작 〈Rêverie Beneath the Canes(夢語竹下)〉(2025)는 금지에 채색한 6연폭 작품으로, 이미지와 붓의 움직임, 실제 전시 공간 사이에서 수묵이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구성됐다. 전통 수묵을 계승하면서도 오늘날의 시각적 경험과 공간 감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이다.
하나의 ‘대만미술’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학적 지형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소개되는 여섯 작가의 작업은 하나의 단일한 ‘대만미술’이라는 정의로 묶이지 않는다. 대신 자연과 기억, 철학과 문화적 변화가 서로 교차하고,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 지역적 경험과 국제적 감각이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하나의 미학적 지형을 형성한다.
양영풍과 주밍, 리천이 조각을 통해 동양적 사유와 신체, 공간을 탐구한다면 예쯔치와 동샤오후이, 군와이봉은 풍경과 정물, 수묵의 전통을 통해 기억과 감각,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다.
세대와 매체는 다르지만 이들의 작업에는 공통적으로 ‘전통을 현재에 어떻게 다시 살아 있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놓여 있다.
아시아아트센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만 현대미술이 특정한 지역적 정체성에 머물지 않고 세계 미술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언어를 만들어 왔음을 보여줄 예정이다. 동시에 작가들이 자신의 문화와 철학적 토대를 유지하면서 현대미술의 표현 가능성을 어떻게 확장해 왔는지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무대로 서로 다른 세대의 대만 작가들이 펼쳐 보이는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현대미술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변주되는 ‘동양성’의 의미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시 개요
행사명 : FRIEZE SEOUL 2026
참여 갤러리 : Asia Art Center(아시아아트센터)
참여 작가 : 양영풍(Yuyu Yang), 주밍(Ju Ming), 예쯔치(Tzu-chi Yeh), 동샤오후이(Dong Shaw-hwei), 리천(Li Chen), 군와이봉(Koon Wai Bong)
부스 : A34
기간 : 2026년 9월 2일~9월 5일
VIP Preview : 9월 2일 오전 11시~오후 7시 / 9월 3일 오전 11시~오후 3시
일반 관람 : 9월 3일 오후 3시~7시 / 9월 4일·5일 오전 11시~오후 7시
장소 : 서울 코엑스 3층 C·D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