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의 지평을 넓힌다” — 시크리트 김길선 대표 인터뷰
[용인 = 코리아아트뉴스 이종희 기자] 목공과 수공예의 세계에는 오직 소수의 장인들만이 입을 맞추듯 속삭이는 이름이 있다. 흔히 시장에서 찾기 힘든 희귀 목재를 공급하며, 작가들 사이에서 은밀히 회자되는 기업 ‘시크리트’. 화려한 광고도, 대중적인 홍보도 없지만, 그들의 창고에는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 독특한 결이 숨 쉬고 있다. 오랜 세월을 품은 흑단, 빛을 머금은 월넛, 그리고 한정된 수량만 유통되는 이국의 목재들까지—시크리트는 마치 비밀스러운 보물 상자처럼 장인들의 손끝을 기다린다.

작가들은 서로에게 조심스레 “그곳에 가면 진짜 목재를 만날 수 있다”라며 귀띔한다. 대량 생산의 시대에, 시크리트는 오히려 희소성과 진정성을 무기로 삼아 목공·수공예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목공·수공예 시장에서 보기 힘든 희귀 목재를 공급하며 주목받는 기업 시크리트. 대표 김길선 씨는 단순히 목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목공과 수공예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사명을 두고 있다. 코리아아트뉴스는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크리트의 설립 배경,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Q. 시크리트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길선 대표: “국내에서는 목재 선택지가 제한적입니다. 많은 이들이 비슷한 나무를 구매하고, 결과물도 천편일률적이죠. 저는 작품마다 다른 개성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목재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느티나무·월넛 같은 친숙한 소재뿐 아니라, 로즈우드·퍼플하트·코코볼로 등 고급 특수목재까지 폭넓게 확보해 목공인과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Q. 시크리트가 다른 목재 판매처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김 대표: “목공가치가 높은 나무는 수급이 어렵고 가격도 비쌉니다. 정작 필요한 사람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했죠. 그래서 우리는 작은 단위부터 다양한 규격, 반가공 제품까지 제공합니다. 누구든 좋은 목재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시크리트는 펜 블랭크, 단판, 집성판재 등 다양한 형태로 목재를 제공하며, 개인 작업자부터 학교·공공기관의 목공수업을 위한 대량 구매까지 대응하고 있다.

Q. 앞으로 시크리트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김 대표: “단순 판매를 넘어서 목공 문화 자체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나무 하나하나의 고유한 색, 질감, 결을 살리는 작업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값싼 재료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품질이 보장된 특수목재가 유통돼야 합니다.”
그는 교육 자료 제작과 커뮤니티 운영에도 관심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나무의 물성과 가공 특성을 알리는 활동을 통해 목공 문화의 저변을 넓히고자 한다.

Q. 목공을 바라보는 대표님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김 대표: “목공은 단지 기술만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나무가 지닌 고유한 성격을 이해해야 합니다. 나무마다 결이 다르고, 무게와 밀도, 마감감이 다릅니다. 좋은 재료가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오죠.”
시크리트는 단순히 목재를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좋은 재료를 찾는 이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길선 대표의 철학과 비전은 한국 목공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