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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AI 인문학 2] 기술은 나를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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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AI 인문학 2] 기술은 나를 아는가?

이민호 칼럼리스트
입력
AI와 공공 빅데이터, ‘나’를 중심으로 다시 질문하다 

기술의 미래, 나와 무슨 상관일까

"첨단 기술은 놀랍지만, 실감은 멀다"


요즘 뉴스는 매일같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발전을 이야기한다.

 

도시는 센서를 통해 교통 흐름을 조절하고, 인공지능은 민원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 우선순위를 정한다. 출근길에 신호 주기가 개선되거나, 대중교통 도착 정보가 정확해지는 등, 기술은 일상의 작은 변화로 점차 스며들고 있다. (ITS: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 기반 데이터 연계 기술)

 

하지만 이런 변화를 체감하는 순간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복지, 건강관리, 교육처럼 삶의 지속성과 밀접한 영역에서는, 기술의 혜택이 어디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개인이 직접 느끼기는 어렵다.

 

기술은 나와 상관이 있을 때만, 도구가 아니라 의미가 된다.


 정보는 누구의 것이었을까

"공공데이터의 시작은 늘 ‘개인’이었다"

▲첨단 기술은 놀랍지만, 실감은 멀다
▲첨단 기술은 놀랍지만, 실감은 멀다

공공데이터의 기원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마을 우물의 위치나 이웃의 가족 수처럼, 생존에 직결된 정보였을 것이다.
 

당시 사람들에게 그것은, 어디로 가야 살 수 있고, 무엇을 피해야 하루를 더 살아낼 수 있을지를 알려주는 정보였을 지도 모른다.

 

정보는 당사자의 삶에 닿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졌고, 개인은 그것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정보는 점점 체계화되었고 권력과 행정의 도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정보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날씨나 지리, 통계 같은 중요한 데이터조차 일부 기관과 전문가만 접근할 수 있었고, 개인은 필요한 순간에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오늘날의 공공데이터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지만, 그 정보가 실제로 ‘내가 필요로 하는 순간에,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가오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내가 필요한 순간에 도달하지 못하는 데이터는, 아무리 공개되어 있다 해도 정보가 아닌 소음에 불과하다.

 

AI 시대, 결국 중요한 건 ‘당사자’다

초개인화 기술은 나보다 먼저 반응하는 감각이다

▲AI 시대, 결국 중요한 건 ‘당사자’다
▲AI 시대, 결국 중요한 건 ‘당사자’다

데이터가 아무리 잘 구축되어 있어도, 내가 필요로 할 때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정보를 분석하고 예측하지만, 그 결과가 나의 상황에 직접 작용하지 않으면 기술은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이 한계를 보완하고자 등장한 개념이 바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기술이다. 이는 실시간 데이터와 맥락 분석을 바탕으로, 기술이 ‘나’를 이해하고 먼저 반응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응급 상황에서 병원을 찾아야 할 때, 근처 응급실의 병상 가용 여부나 필요한 진료과의 전문의가 대기 중인지 여부는 판단을 앞당기고 시간을 줄인다(응급의료포털: e-gen.or.kr, 119안전신고센터 앱, fdataportal.com: 공개 준비 중).  

 

또 다른 예로, 재난 발생 직후, 피해 지역과 개인 상황이 실시간으로 포착되고, 그에 따라 대피 경로 전환이나 지원 절차 등록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는 체계가 갖춰진다면, 정보는 단순한 안내를 넘어, 실제 상황을 조정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보는 가장 절실한 순간에, 가장 분명한 형태로 개인에게 닿아야 한다.

 

내가 묻기 전에 답하고, 필요하기 전에 움직이는 정보.

그럴 때 비로소, 기술은 내 삶에 직접 반응하는 존재가 된다.

▲AI와 공공 빅데이터, ‘나’를 중심으로 다시 질문하다
▲AI와 공공 빅데이터, ‘나’를 중심으로 다시 질문하다

이민호 칼럼니스트 
 

이민호 칼럼니스트

시인, 칼럼니스트, IT AI 연구원 , KAN 전문기자   

(주)데이터포털에서 빅데이터시각화팀장으로서  데이터 시각화와 AI 기술을 활용해 공공데이터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음.  

시인과 컬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며, 문학과 데이터 과학을 접목하여   AI 플랫폼 시대에 사는 우리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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