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취재] “예술은 나누는 것, 미술관은 사랑의 공간입니다”― 남송미술관 남궁원 관장의 삶과 기증 이야기

[코리아아트뉴스 류안 발행인] 경기도 가평군 북면의 남송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한 예술가의 삶과 철학, 그리고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장소다.
남궁원 관장은 이 미술관을 통째로 가평군에 기증하며, 예술의 공공성과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다. 그의 결정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예술을 통한 삶의 성찰이자 사랑의 실천이었다.
“고향에 남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

남궁원 관장은 가평이 고향이다. 그에게 가평은 단순한 출생지가 아니라, 예술가로 성장하게 해준 뿌리였다. 처음엔 200점 정도의 작품을 기증할까 고민했지만, 어느 날 아내의 말이 전환점이 되었다.
그 말에 아들과도 상의했고, 모두가 “너무 좋겠다”고 하여 결국 미술관 전체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이 결정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송이의 말이 깊은 영향을 주었다. 투병 중 송이는 “물질은 잠시 가지고 놀다 떠날 때는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은 관장의 마음에 씨앗처럼 남아 결국 미술관 기증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기증의 규모는 놀랍다. 연건평 498평의 4층 건물과 약 1,000평의 토지, 남궁원 작가의 작품 400여 점, 영상자료 1,000여 점, 월간 『아티스트』 10년치 발행 잡지, 미술 관련 도서 전부가 포함된다. 미술관 내부에는 2층 전시장, 3층 레지던시 공간과 작업실, 4층 누각과 체험학습장, 야외 조각공원과 주차 공간까지 갖추고 있어 예술과 교육, 체험이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군립 미술관으로, 예술의 공공성을 실현하다”

현재 남송미술관은 ‘군립 남궁원미술관’으로 지정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약 400여 점의 작품을 선별 중이며, 경기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특별한 조건은 없지만, 반드시 군립 미술관으로 지정되어야 하며, 이름 역시 작가의 뜻을 반영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관장은 작품의 영구적인 보존과 관리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광복 80주년 기획전과 ‘화문집’ 프로젝트

2025년 8월 15일부터 10월 16일까지, 남송미술관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국내 중진작가 40명을 초대해 각각 2점씩, 총 80점을 전시하며, 대작은 ‘송이홀’에, 소작은 허수아비마을 에코뮤지엄에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나열을 넘어, 작가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화문집’ 프로젝트와 연계된다. 각 작가의 예술 세계를 기록한 화문집은 예술의 기록이자 시대의 증언으로 남을 예정이다.
“예술은 나누는 것, 삶의 가치입니다”
남궁원 관장은 그동안 다양한 예술 나눔 활동을 이어왔다. 남송아트쇼를 통해 안나의집, 위스타트 자선단체 등에 기금을 전달했고, 가평읍과 북면에 물품 기부도 진행했다. 특히 2024년 5월에는 365점의 그림일기를 통해 후원금을 모아 ‘한 집 한 그림 걸기’ 캠페인을 펼쳤다. 이 캠페인은 KBS에서도 방영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나눔은 단순한 물질적 기부가 아니라, 예술을 통한 공감과 치유의 실천이다.
문화예술대상 수상, 그리고 그 이후
2024년 12월, 남궁원 관장은 제4회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에서 ‘언론봉사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그의 예술 활동이 단순한 창작을 넘어, 사회적 환원과 문화적 기여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당신은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남궁원 관장의 삶은 예술 그 자체다. 그의 작품은 붓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그의 미술관은 마음으로 그린 사랑이다. 남송미술관은 이제 고향 가평의 문화적 자산이자, 예술을 통한 나눔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의 기증은 단순한 미술관의 이전이 아니라, 예술가의 철학과 삶의 결정체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오늘날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남궁원 관장 프로필

남궁원(南宮沅) 관장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 출신으로,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30년 이상 재직하며 미술 교육에 헌신했다. 현재는 남송미술관 및 에코뮤지엄 관장으로 활동 중이며, 과거에는 경기도예술단체총연합회장과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국내외에서 40년 넘게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오며 파리, 뉴욕, 터키, 싱가포르 등지에서 초대전을 열었고, ‘허수아비 철학’이라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황조근정훈장, 교육부장관상, 미술세계상 본상 등 다수의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예술을 통한 치유와 나눔을 실천하는 그는, 남송미술관을 통해 신진 작가 발굴과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