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렉카 피해 근절" 국회 간담회 개최… "창작자 보호 입법 더는 미룰 수 없다"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 참석한 발표자들은 하나같이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허위사실 유포와 악성 콘텐츠로 인한 피해가 연예인을 넘어 소상공인과 일반 시민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이버렉카로 인한 허위사실 유포와 악의적 비방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창작자와 일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 간담회가 열렸다.
한국콘텐츠리더플랫폼협회(KCLPA)는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사이버렉카 피해 근절과 건강한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회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 김영호 의원, 서울특별시의회 윤선희 의원이 참석했으며, 배우 나예린이 사회를 맡았다. 좌장은 김동영 KDI정책연구원 경제학박사·중앙대학교 교수가 맡아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행사는 최근 사이버렉카가 연예인은 물론 소상공인과 일반 시민에게까지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현장의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창작자 보호를 위한 입법 보완과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개회사를 맡은 이상규 한국콘텐츠리더플랫폼협회 회장은 "사이버렉카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명예훼손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창작자가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 "사이버렉카는 개인이 아닌 산업 구조의 문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콘텐츠크리에이터 박소연(한중아나운서)이 '사이버렉카 수익형 공격 산업의 실체와 국내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아나운서는 사이버렉카를 일부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회수 중심의 플랫폼 구조가 만들어낸 수익형 산업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조회수와 알고리즘, 광고·후원 수익, 익명성이 결합하면서 하나의 공격 산업이 형성됐다"며 "이 구조를 그대로 두는 한 제2, 제3의 피해자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랫폼의 책임 강화와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피해 직후가 가장 중요… 골든타임 보호장치 필요"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방송작가 오영미는 국내외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배우 고(故) 이선균, 가수 김건모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허위 정보와 무분별한 콘텐츠 확산이 개인의 삶과 사회적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오 작가는 "피해 발생 직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6대 골든타임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법적 절차와 즉각적인 보호 시스템이 구축될 때 억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창작자 보호 6대 입법 보완 패키지 제안"
세 번째 세션에서는 양태영 변호사가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짚으며 추가 입법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 변호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지만 여전히 입법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창작자 보호 6대 입법 보완 패키지를 제안했다.
주요 내용은 ▲증거 보전 ▲긴급 차단 ▲수익 동결 ▲해외 계정 신원 확인 ▲연계 계정 통합 제재 ▲공공 법률지원 확대 등이다.
그는 "강력한 사후 처벌과 함께 신속한 사전 구제 절차가 병행될 때 실질적인 피해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해외는 플랫폼 책임 강화… 한국도 제도 보완 필요"
이어 양원석 PD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입법 사례를 소개하며 해외 정책의 시사점을 설명했다.
양 PD는 "플랫폼의 위험평가 의무와 수익 차단, 동일 복제물 자동 삭제 기술, AI 워터마크 표시 등은 우리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피해자를 신속하게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사후 처벌에서 사전 예방으로"
마지막 발표에 나선 나재욱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수는 한국형 디지털 안전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나 교수는 "사이버렉카 문제는 특정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국회, 플랫폼, 학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라며 "사후 처벌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정책 방향이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창작자와 국민 모두가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 전문가·정치권도 공감
발표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참석자 모두가 사이버렉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사이버렉카는 단순한 온라인 이슈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구조적 문제"라며 "미디어 전문인력 양성과 디지털 윤리교육, 법·제도 개선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의회 윤선희 의원은 "처음에는 연예인들에게 국한된 문제로 생각했지만, 소상공인과 일반 시민들까지 피해를 겪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서울시 차원에서도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도 "사이버렉카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국회 역시 창작자 보호와 건강한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김동영 교수는 "앞으로의 바람직한 논의방향은 규제냐 표현의 자유냐와 같은 이분법이 아니라 남겨야 할 것를 지우는 오류와 지워야 할것을 방치하는 오류의 합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 "입법 논의의 출발점"
이번 간담회는 사이버렉카 문제를 단순한 온라인 갈등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구조적 사회 문제로 바라보고, 창작자와 일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참석자들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강화, 신속한 피해 구제, 창작자 보호를 위한 입법 보완, 디지털 윤리교육 확대, 정부·국회·학계·플랫폼 간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라는 데 공감하며, 이번 논의가 후속 입법과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